
지난해 12월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번리의 2019-2020 정규리그 16라운드 경기. 손흥민(28·토트넘)은 2-0으로 앞서던 전반 32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자기 진영 페널티 지역에서 부근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무려 70m를 폭풍질주하며 자신을 에워싼 수비수 6명을 엄청난 스피드르로 따돌리고 페널티 지역 정면 부근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대를 갈랐다. 이 골은 2018년 11월 첼시를 상대로 터뜨린 50m 드리블 골을 뛰어넘은 손흥민 ‘인생골’이 됐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에만 뛰 거리는 4.58㎞를 뛰었고 최고 시속 33.41㎞를 기록했다.
손흥민의 이 득점을 놓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중앙선 부근에서 단독 드리블에 나서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골지역 오른쪽에서 골을 터트렸던 장면을 뛰어넘을 만큼 환상적이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결국 손흥민의 ‘70m 원더골’이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에 선정됐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다. 손흥민은 18일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 시상식에서 푸슈카시상 수상자로 뽑혔다. 이 어워즈는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및 감독 등을 뽑아 시상하는 FIFA의 연례행사로 푸슈카시상은 헝가리 축구의 전설인 고(故) 페렌츠 푸슈카시의 이름을 따 2009년 제정됐다. 대회,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한 해 동안 나온 축구경기의 골중 최고의 골을 선정한다.

한국 선수가 푸슈카시상을 받은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2016년 모하메드 파이즈 수브리(말레이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손흥민의 ‘70m 원더골’은 지난해 EPL ‘12월의 골’로 선정됐고 영국 공영방송 BBC의 ‘올해의 골’, 영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올해의 골’에 이어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2019-2020시즌 ‘올해의 골’ 등을 휩쓸었다. FIFA는 지난달 후보 11명을 발표한데 이어 손흥민과 ‘중거리 오버헤드킥’을 터트린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플라멩구), 절묘한 힐킥을 성공한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를 난 12일 최종 후보 3인으로 압축했다. 최종 수상자는 팬(50%)과 축구전문가 패널(50%)의 투표를 합산한 점수로 뽑았는데 손흥민은 전문가 투표에서 13점, 팬 투표에서 11점을 받아 총 24점을 얻었고 아라스카에타가 22점으로 뒤를 이었다. 수아레스는 20점을 획득했다.
FIFA는 손흥민을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자신의 진영에서 반대편 골네트를 흔들 때까지 손흥민에게는 황홀한 12초가 전부였다. 페이스, 파워, 끈기, 간결한 마무리 등 모든 것을 보여준 골로 토트넘 팬은 그들의 한국인 스타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소개했다.

토트넘도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흥민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축하했고 ‘슈퍼소닉(SuperSONic)’이라는 표현과 함께 손흥민의 번리전 득점 영상을 다시 올렸다. 또 당시 득점 장면을 카툰으로도 제작해 올렸고 ‘결코 잊을 수 없는 골’, ‘계속, 계속, 다시 보게 하는 골’ 등의 찬사를 곁들였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구단 SNS 영상에서 “집으로 가는 중에 FIFA TV로 시상식을 보고 있다. 손흥민이 시즌 최고의 골에 주는 푸슈카시상을 받았다. 당연히 쏘니다!”라고 극찬했다.
한편 지난 시즌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트레블’(3개 대회 우승)로 이끈 레반도프스키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레반도프스키는 2019-2020시즌 공식전 47경기에서 55골을 폭발하며 뮌헨을 트레블(3개 대회 우승)로 이끌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무려 34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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