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영하로 떨어지는 날 자주 발생
격렬한 흉통 30분 이상 계속 느껴져
2019년 환자 12만 육박… 4년새 34%↑
내원 전 7.7%가 심장마비로 돌연사
고혈압·당뇨 등 있다면 철저 관리를
회사원 이모씨(52)는 최근 들어 가슴 통증을 자주 느꼈다.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가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았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외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스트레스가 심해져 통증이 생긴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이에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니 ‘심근경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심근경색증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서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급성인 경우 돌연사로까지 이어진다. 특히 요즘과 같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밤낮 기온차가 심한 날에는 더욱 자주 발생한다. 이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를 통해 심근경색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심장 근육은 관상동맥이라 부르는 3가닥 혈관을 통해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 움직인다. 따라서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 근육에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심장으로 혈액, 산소 공급이 저하되면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한다. 혈관이 좁아져 혈액이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는 상태를 ‘협심증’, 혈관이 완전히 막힌 상태를 ‘심근경색증’이라 한다.
특히 심근경색증은 심장이 멈추는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7.7%가 숨지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6.5%가 사망한다고 알려졌다.
이런 심근경색증은 계속 느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11만8872명으로 2015년(8만8996명) 대비 33.5% 증가했다. 2016년에는 9만5249명, 2017년 10만600명, 2018년 11만773명이었다.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인자로는 고령, 흡연, 비만, 운동부족, 당뇨, 고혈압(140/90mmHg 이상)이거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등이다. 부모·형제 중 남자 55세 이하, 여자 65세 이하에서 허혈성 심질환(일부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생기는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조심해야 한다.
심근경색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가슴 통증(흉통)이다.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쥐어짜는 것 같다’ ‘뻐개지는 것 같다’ ‘고춧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다’ ‘숨이 찬다’ 등으로 표현한다.
협심증은 신체활동 시 증상이 나타났다가 움직임을 멈추면 대개 5분 이내에 통증이 가라앉는다. 반면 심근경색증은 격렬한 가슴 통증이 갑자기 시작돼 앉거나 누워 있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30분 이상 지속한다. 심각할 경우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까지 할 수 있으므로 가슴 통증 발생 후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받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기 때문에 심장 근육에 혈액이 다시 흐르게 하면 낫는다. 치료법으로는 약물, 중재시술, 관상동맥 우회술이 있다.
중재시술은 막힌 관상동맥을 뚫는 시술이다. 대퇴부나 손목 부위를 통해 관상동맥으로 풍선을 보낸 뒤 팽창시켜 좁아진 혈관을 늘려준(풍선성형술) 다음 금속망으로 확장된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막는다(스텐트 삽입술). 중재시술은 수술과 달리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 기간이 짧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
관상동맥 우회술은 좁아진 관상동맥을 대체할 수 있는 혈관을 연결해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중재시술로 치료하지 못할 정도로 관상동맥 상태가 좋지 않거나, 혈관 석회화가 심하면 이 방법을 사용한다. 또 이전에 스텐트를 삽입한 부위에 재협착이 생긴 경우에도 고려한다.
약물치료나 중재시술, 관상동맥 우회술은 모두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긴 이후에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평소 철저한 관리와 건전한 생활습관으로 관상동맥을 건강하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을 완전히 예방하는 방법은 없지만, 여러 생활요법을 통해 발생을 늦추거나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에 운동을 적당히 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성인병이 있다면 더욱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요법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생활요법은 일주일에 3회 이상 운동을 하고 저염식 및 저지방 식이 섭취 및 채소, 생선과 같은 건강식을 하는 것을 말한다. 흡연자는 담배를 끊어야 하며 당뇨가 있으면 심혈관질환에 대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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