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김치를 알려온 교포 청년 사업가를 자택에서 살해한 범인이 붙잡혔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ABC포틀랜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매슈 최(33)씨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이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흑인 남성 앨런 코(30)다
미국에서 ‘최가네 김치’(Choi's Kimchi)라는 업체를 운영해온 최씨는 사건 당시 새벽 집에 침입한 괴한의 흉기에 맞아 숨졌다. 당시 경찰은 최씨 자택의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토대로 검은 옷을 입고 파란 마스크를 쓴 보통 체격의 흑인 남성 한 명을 용의자로 지목한 바 있다. 아울러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는 보안 시스템상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던 터라 면식범이나 같은 아파트 거주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었다.
이 용의자는 최씨를 살해하고, 최씨의 여자 친구 역시 죽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2일이 생일이었던 최씨는 사건 당일 친구, 여자 친구와 함께 자택에서 파티를 즐기다 소파에서 잠이 들었고, 얼마 후 여자 친구가 깨워 일어나 집에 들어온 강도와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에 찔렸다. 신고를 답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치료했으나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지난 18일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20일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에서 수감된 그는 1급 살인 및 1급 살인미수, 강도, 불법무기 사용, 신분도용 등을 포함해 모두 8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용의자 체포 후 최씨 유가족은 성명을 통해 포틀랜드 경찰에 감사를 표했다. 유가족은 “우리 가족과 공동체의 가슴에 난 구멍을 결코 채울 수 없겠지만, 정의와 평화를 기도하겠다”며 “그동안 받은 관심과 사랑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인은 오리건대에서 경영학과 스포츠 경영학을 전공한 뒤 2011년 어머니와 함께 최가네 김치를 창업했다. 사업 초기 가내 수공업으로 김치를 만들어 포틀랜드 파머스 마켓에서 팔던 최씨는 자신의 성을 따서 만든 이 브랜드를 통해 미 북서부를 중심으로 김치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백김치는 2016년 미 ‘굿 푸드 어워즈’의 절임채소 부문에서 수상했고, 양념김치는 미 전역의 식당이나 식료품대 진열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씨는 사업 규모 확장과 함께 김치 만드는 법을 알리는 데도 앞장서 현지에서 ‘김치 전도사’로도 촉망받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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