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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초 야구부 감독이 말하는 ‘즐기는 야구’ [김기자와 만납시다]

입력 : 2020-11-21 06:00:00 수정 : 2020-11-23 09: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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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의 젊은 야구부 감독이 말하는 ‘행복한 야구’
이형석 사당초등학교 야구부 감독. 사당초 제공

 

사당초 야구부 현장을 가보면 아이들과 함께 뛰고 달리는 '어른'을 볼 수 있다. 올해 스물아홉 살인 사당초 야구부의 이형석 감독이다. 감독 부임 3년째인 그는 더그아웃(Dug out)에 앉아 지시하고 작전 짜는 게 보통이라 여겨지는 감독의 역할과 달리, 몸소 함께 뛰고 아이들에게 먼저 보여주면서, 야구를 친숙하게 느끼며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살아있는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 만나서 반갑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 반갑다. 서울 휘문고등학교와 국제대학교를 나왔다. 10여년 전 프로에 있었는데, 두 번의 수술을 거치면서 지도자의 길을 조금 일찍 시작하게 되었다. 사당초등학교 야구부로 오기 전에는 중학교 코치로 있었고, 사당초 코치를 거쳐 현재는 감독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아이들 앞에서 뛰며 꼭 야구를 가르쳐야 하는지 궁금하다.

- 아이들이 조금씩 배우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취미로 왔다가 선수반을 등록하는 경우가 초등학교 야구부 특성상 많다. 야구를 알지만 정확하지 않은 지식도 있고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꼭 알아두어야 하지만 다양한 케이스가 있는 주루플레이 등은 직접 경험해보고, 실제로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수 있는지 다양한 케이스를 만들어 몸으로 익히게 해야 한다. 감독인 내가 뛰는 만큼, 아이들도 더욱 전력을 다하게 된다.

 

▲ 야구는 승부가 아닌가? 이기고 지고를 따져야 하는데 즐기는 야구가 가능한가?

- 운동이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맞다.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해야 하며, 만족하면 안 되고 피땀 어린 고강도 훈련을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즐겨야 한다. 스스로가 공을 잘 친다고 자만해서도 안 되며, 못 친다고 좌절해서도 안 된다. 스스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깨닫고 개선하고, 이겨내고, 승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야구선수의 소양을 갖추게 된다.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못 이긴다는 말이 있다. 노력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즐기면서 노력해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다.

 

▲ 중도에 포기하고 싶다는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 아이들에게 몇 번의 슬럼프가 온다, 놀고 싶은 유혹과 지친 몸을 이끌고 운동장에 와야 하는 수고로움은 아이들이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다만 지도자로서 아이들의 표정을 살피고 어떤 고민에 빠져있는지, 다그치지 않고 꾸준한 대화로 해결 방안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 속에서 공감한다면 한층 더 성숙된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는 않는가? 

- 그렇지는 않다. 야구도 스포츠이기 때문에 늘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갖춰야 하며, 예의 없는 행동을 했을 때는 무엇이 문제인지 충분하게 설명을 해준다. 아이들이 아무리 어려도 대화로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한 사람씩 상담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고민과 힘든 점을 들어주면,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선수들에게는 내가 또 한 명의 부모이므로 더욱 잘 다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최근 교장선생님과의 에피소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어떤 일인가?

- 이번에 부임하신 교장선생님께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계신다. 시합 전에도 몸소 유니폼을 챙겨입고 아이들에게 덕담을 하시며, 시합 후에도 고생했다고 간식 사 주실 정도로 야구부에 대한 열정이 많으시다. 특히 이번에 아이들 안전을 위한 운동장 토사 작업과 냉온풍기 설치 등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학부모회 등에서도 한마음으로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들의 공부가 뒤처지지 않을까 교무부장님과 선생님들께서도 영어와 사회 등 교재까지 손수 제작해 아이들 공부를 체크해주신다. 모두 한마음이 되어 아이들을 서포터즈 해주고 있어서 늘 감사하고 있다.

 

▲ 감독으로서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 나도 지금 야구를 하지만 프로에 가는 것이 야구의 끝은 아니다. 야구를 즐거워하고 행복해하고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는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행복이다. 야구 관련된 직업은 생각보다 많기에 좌절하지 말고, 즐기면서 야구에 푹 빠졌으면 좋겠다. 야구가 전부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늘 공부와 인성도 함께 쌓아야 한다는 것을 꼭 잊지 말았으면 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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