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의 한 골프장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통하는 제주도는 올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특히 골프장이 관광객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다만 이번 확진자 골프장 방문으로 한동안 방역 관리에 ‘비상’이 걸리는 게 불가피해졌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19일 경남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지난 15일 제주시 오라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도(道) 방역당국은 이들 확진자 3명이 오라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 등 실내 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 방역당국은 골프장 야외 코스에서 라운딩했는지 여부 등은 방역 지침,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 원칙상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도 방역당국이 공개한 이들 경남 확진자 3명의 동선은 바릇수산(14일 오후 8시48분∼오후 10시 8분), 오라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15일 오전 6시 40분∼오전 7시), 모살물 2호점(15일 오후 6시 40분∼오후 8시 45분) 등이다. 이들은 지난 14일 제주에 입도했다가 이들 뒤인 16일 제주를 떠났다. 이어 지난 18일 경남 지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도 방역당국은 이들의 이동 동선과 겹치는 도민들을 향해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지침에 따라 역학적 이유, 법령상 제한, 확진자의 사생활 보호 등의 다각적 측면을 고려해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동선만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제주 골프장은 국외 여행 수요가 막히면서 코로나19 확산 이전 시기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 6∼9월 도내 골프장 이용객은 총 89만322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이용객 68만7603명보다 30%가량 증가한 것이다.
제주도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누적 확진자가 63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부분 완치 판정을 받아 현재 격리 중인 확진자는 4명뿐이다.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타 시도 주민들에게 “몸에서 열이 나는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있으면 제주도에 오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많은 이들이 “원 지사의 방역 리더십 덕분에 제주도가 코로나19에서 그나마 안전한 것”이라며 그를 칭찬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