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 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사진)가 조두순 사건을 다룬 영화 ‘소원’과 관련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15일 방송된 JTBC ‘방구석 1열’에서는 조두순 사건을 다룬 영화 ‘소원’과 개구리소년 사건을 다룬 영화 ‘아이들...’에 대해 다뤘다. 이수정 교수와 이규만 감독이 패널로 출연해 범죄의 심각성과 제도적 문제점 등에 대해 살폈다.
이날 봉태규는 ‘소원’에 대해 “정말 다시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사건”이라고 털어놨고, 변영주 감독은 “초등학생 여아를 성폭행해 영구적인 상해를 입히고, 검찰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이 주취 상태라는 이유로 감형했다. 법원의 판결도 이해가 안 되지만, 검찰의 항소 포기도 납득이 안 된다. 조두순이 12월 13일 출소를 앞두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우리나라의 사법제도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인권에 기울어져 있다는 게 절망스럽다”라고 분노했다.
이수정 교수는 “피해자의 고통이 상상돼 (‘소원’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며 “조두순 사건이 일어난 2008년 당시 아동 성폭력 사건은 양형 기준 상 12년 형이 최고형 수준이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당시 조두순 사건 외에도 아동 성폭행 사건이 또 있었는데 그 사건은 미성년자 6명을 성폭행했다. 그 사건도 12년형 선고받았다. 그 가해자는 출소하자마자 8일 만에 재범해 올 상반기 1심에서 18년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두순이 받은) 12년형이 절대 짧은 형은 아니었다. 근데 영화를 보고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생각이 든다”며 “성폭력 범죄는 살인에 비해 형량이 낮다. 논쟁의 여지는 많지만 현재의 양형 기준은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조두순에 대해 “사이코패스가 맞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 교수는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간다고 떠들고 있는 게 지역 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시도고, 주목을 바라는 사이코패스 성향”이라며 “사이코패스 테스트 검사 결과 40점 만점에 29점 기록했다. 연쇄살인범 아니면 받기 힘든 점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두순이) 수백 시간 심리 치료 후에도 소아 성애자 경향이 불안정한다는 판정이 나왔다”며 “미성년자 성폭행 범죄자 대상으로 1:1 전담 관찰을 시행하는 조두순 법이 생겼지만, 피해자를 향한 접근은 막을 수 없다. 이 조두순 사건은 현대사에 기록될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조두순 사건 당시에는 친고죄 때문에 피해자에게 처벌 의사를 반복적으로 확인했어야 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친고죄가 폐지됐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시사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JTBC ‘방구석 1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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