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일스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게리 스피드(웨일스)의 첫째 아들인 에드워드가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를 회상했다.
에드워드는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데이트하러 밤에 나갔고, 나와 동생 토마스는 몇 명의 친구들을 불러 놀았다”고 했다.
당시 에드워드와 토마스는 각각 14세, 13세였다.
에드워드는 “부모님이 집을 떠나면서 아버지는 내게 자정이 되면 자러 가라고 말하기만 했다. 그게 다였다”고 돌이켰다.
에드워드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가 다음 날 아침 스피드의 모습을 처음 발견했다.
그는 “다음 날 아침 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듣고 일어났다”며 “어머니는 극단적 선택을 한 아버지를 차고 창문을 통해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어 “어머니는 숨을 쉬기 힘들어했다. 말도 제대로 못 했다”며 “잘 알다시피 누구도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아가 “당시 어머니는 매우 큰 충격에 빠졌었다. 어머니는 내게 차고에 들어오지 말라 했지만, 난 어머니를 도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구급차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충격적인 기억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에드워드는 “아버지의 그러한 모습을 본 기억은 내 뇌리에 여전히 남아 있다. 당시에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둘째 아들 토마스도 가슴 아픈 기억을 꺼냈다.
그는 “어머니와 에드워드 형이 나를 깨워 그 사실을 알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토마스는 “에드 형이 내게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우리는 이제부터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고, 우리 세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에 대한 추억도 공유했다.
토마스는 “아버지는 우리 가족을 하나로 연결하는 분이었다”며 “아버지는 바비큐 파티도 열고, 재밌는 농담과 게임을 진행했다. 그는 우리를 매우 사랑하셨다”고 했다.
9년이 지났지만 두 사람은 아버지에 대한 여전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토마스는 “내가 지난여름 경제학에서 학위를 땄을 때 난 아버지가 내게 전화해서 ‘자랑스럽다 아들아’라고 말하는 것만큼 원한 건 없었다”며 “아버지가 분명 날 자랑스러워 했을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여전히 아버지의 목소리가 기억난다. 아버지는 우리 형제 삶의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우리는 아버지 없이 삶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에드워드도 감정을 보탰다.
그는 “아버지가 그런 결정을 했다는 게 가끔은 화나기도 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면 안 된다”며 “아버지가 그리울 뿐이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아울러 “아버지가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궁금하다. 아버지는 완벽한 삶은 살고 있었고 우울해 하지도 않았다”며 “무언가 일이 있었는데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피드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앞서 1969년생의 스피드는 2010년~2011년 웨일스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 중 2011년 11월27일 극단적 선택을 해 42년의 삶을 끝으로 세상을 떠나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스피드는 14년 동안 웨일스 대표팀 선수와 주장 등을 지냈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 프리미어리그(EPL)의 리즈 유나이티드 FC, 에버턴 FC,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볼턴 원더러스 FC 등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는 EPL에서 최초로 500회 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