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3수끝에 美 대통령 확정"… 긴박했던 90시간 개표전쟁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미국 대선

입력 : 2020-11-08 10:00:00 수정 : 2020-11-08 09:40:58

인쇄 메일 url 공유 - +

조 바이든, 4일 새벽 ‘웨스트벨트’의 대역전으로 승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전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함께 연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 AP=연합뉴스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 CNN방송은 7일 오전 11시24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 시간 8일 오전 1시30분) 지난 3일 치러진 대선 개표결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의 6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방송했다. 이어 AP통신과 폭스뉴스 등 미 언론이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앞다퉈 알렸다.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에서 3만4243표 차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던 시점이었는데, 남은 표로는 역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바이든 당선을 확정지은 것이다. 3일 오후 6시 개표가 시작돼 대통령 확정 방송이 나가기까지 90시간 가량 동안의 긴박한 순간을 짚어봤다.

 

◆3일 플로리다·애리조나 주고받아...“트럼프, ‘애리조나 바이든 승리 첫 예측’ 폭스에 격노”

 

3일 0시 뉴햄프셔주 산골마을 딕스빌 노치에서 시작된 투표는 당일 오후 11시무렵 대부분의 투표가 마무리됐고, 오후 7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텃밭인 인디애나(11명)와 켄터키(8명)에서 이기며 개표가 시작됐다.

 

개표 초반 6대 경합주 중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플로리다(29명)가 조명받았다.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 백악관행이 쉬워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면 4년 전 승리를 재연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오후 7시30분 바이든 후보가 1.4%p 앞서며 바이든 캠프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최대 격전지인 마이애미 데이드에서 4년 전보다 많은 표를 가져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개표 시작 1시간만에 결과가 뒤집혔다. 폭스뉴스는 오후 9시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이길 확률이 93%”라고 했고, 2시간 뒤 이를 확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플린트 AFP=연합뉴스

여론조사 매체들이 경합주로 분류한 12개주 가운데 플로리다에서 첫 승자가 나오자마자 바이든 후보도 애리조나(11명)에서 파란색을 추가해 경합주 경쟁에서도 장군, 멍군을 주고받았다. 애리조나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처음 예측한 곳은 폭스뉴스다. 뉴욕타임스(NYT)는 “폭스가 애리조나를 파란색으로 칠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보도했다.

 

첫날 오하이오(18명)와 텍사스(38명), 아이오와(6명) 등이 빨간색으로 물들면서 경합주 경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기 시작했고, 얼마뒤 미네소타(10명)가 파란색으로 변하면서 겨우 균형을 맞췄다. 미 언론 어느 곳도 승자를 확정하지 못한채 이튿날을 맞았다.

 

◆4일 새벽, ‘웨스트벨트’의 대역전...“바이든, 위스콘신·미시간 통해 승기 잡아”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20명)·위스콘신(10명)·미시간(16명) 등 ‘러스트벨트’에서 10∼20%포인트 차로 여유있게 앞서갔다. 그러다 4일 오전 6시 위스콘신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0.3%포인트 차로 역전했고, 오전 7시 미시간도 0.9%포인트 차이로 따라잡으면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러스트벨트 3곳에서 바이든 후보가 새벽에 역전한 것은 이들 지역은 우편투표를 당일 투표가 모두 끝나야 열어볼 수 있어서다. 민주당 지지가 두터운 도시 지역 우편함이 새벽에 한꺼번에 열렸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대선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시위대가 '모든 표를 집계하라'(COUNT EVERY VOTE)고 쓰인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시카고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싹쓸이한 러스트벨트는 사실 민주당 텃밭이었다. 4년 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내 땅’으로 여기고 경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두 내주면서 승기를 놓쳤다. 이번에는 애리조나를 텃밭으로 여긴 트럼프 대통령이 ‘한방’ 먹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란 깃발’이 꽂힌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물론 아직 개표가 진행중인 펜실베이니아도 연방대법원 판단으로 내몰 생각이다. 6일까지 우편투표를 받는 펜실베이니아와 우편투표 접수 기한이 12일까지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바이든 후보가 바짝 쫒고 있어 선거인단 추가 확보 가능성이 열려있다. 

 

◆5∼6일 ‘운명의 땅’ 네바다·조지아 거쳐 7일 펜실베이니아에서 결판 

 

바이든 후보는 4일까지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해 대통령 당선을 위한 ‘매직넘버’(270명) 고지에 한층 다가간 상황에서 5일을 맞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바이든이 미시간을 가져오면서 승리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의 수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20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조지아(16명), 네바다(6명) 중 한 군데에서만 이기면 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주에서 모두 이겨야 재선에 성공하는 상황이었다.

 

미국 대선 개표가 막바지에 이른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세를 굳혀가자 뉴욕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 모인 지지자들이 두 팔을 들며 환호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5일 오후까지 네바다가 ‘마지막 퍼즐’로 주목받았다. 네바다는 2016년을 포함해 최근 3번의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선거인단을 내어준 곳이다. 하지만 추가 개표에도 확정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시선은 조지아(16명)로 옮겨갔다. 조지아는 1992년 빌 클린턴을 마지막으로 공화당 대선후보가 줄곧 승리한 곳이다. 실제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히스패닉과 흑인, 아시아계가 급증하면서 2016년 대선에선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선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였다. 하지만 6일 조지아의 일부 지역에서 개표가 중단되면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정은 또 미뤄졌다. 바이든 후보 측은 당초 6일 오후 8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계속 미뤄졌고 오후 10시가 넘어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승리 연설을 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개표의 정당성을 강조한 이전 기자회견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폭스뉴스는 “승리 축하를 위한 불꽃놀이를 취소했다”고 보도했고, 개표 상황은 7일로 향했다.

 

7일 오전 11시 24분 최대 경합지인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90시간의 피말리는 개표전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을 이끌도록 선택해줘 영광이라며 자신을 찍었든 그렇지 않든 모든 미국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빛나는 여신'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
  • 아일릿 민주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