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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민주당 최고위원 “청년들이 어려울 때 생각나는 정당됐으면”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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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18 20:44:35 수정 : 2020-10-18 22: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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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정치 참여통로 아직 부족
BTS, 군대 간다는데 부담줘서야
성비위 당원엔 징계 강화 필요
평범한 사람들 아픔 개선해야”

더불어민주당 박성민(24) 최고위원의 등장은 파격이었다. 지난 8월 이낙연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대학생인 박 최고위원을 깜짝 발탁했다. ‘조국사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사태’, ‘부동산 정책 논란’ 등으로 민주당에 대한 청년층 지지가 하락하던 시기였다. 이런 와중에 박 최고위원이 집권여당 지도부 일원으로 등장하자 당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50대 이상·남성·전문직’ 위주의 기성 정치판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청년층 지지를 견인할 수도 있고, 이미지로만 소비되다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최고위원실에서 만난 박 최고위원은 자신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당에 건강한 긴장감을 주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청년들과 소통 폭을 넓히겠다. 민주당의 취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청년·젠더 감수성을 수혈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당 청년 대변인으로 활동해 오며 청년·여성·환경 등 진보적 의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2018년 민주당 입당 후 지역위원회(경기 용인 정)와 전국 대학생 위원회에서 ‘청년 인재’로 활동했던 경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최고위원의 무게는 남다르다.

 

“(최고위원 지명 후) 한 달 여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이 떨려요. 매 순간 발언과 생각들이 당뿐만 아니라 청년, 여성에게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생각을 하니 매일 긴장의 연속입니다. 당내 호기심 어린 시선과 정치경험이 길지 않은 데 따른 걱정의 시선도 모두 감당해야 할 몫이죠. 그래도 할 말은 하겠습니다.”

 

박 최고위원은 최근 방탄소년단(BTS)에게 병역특례를 부여하자는 당내 일부 의견에 대해 “본인들이 병역을 성실하게 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구태여 정치권에서 부담을 주는 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걸그룹 블랙핑크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간호사 복장을 두고는 ‘특정 직업군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문제삼았다. 청년·여성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날것’의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지도부에 그동안 청년이 없었다. 청년 이슈에 대해선 늘 간접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라며 “(제가) 직접 본연의 의미 그대로 전달하고 (청년과 여성들의 의견) 본질을 희석시키지 않는다는 게 가장 좋은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정책은 많이 생겼는데 이게 정말 (청년에게) 가닿는 정책인지 질문을 해야 할 때”라며 “청년과 접점을 늘리고, 그들과 통하는 ‘핫라인’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청년들이 정치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그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민주당은 청년이 어려울 때 생각나는 존재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이 지난 6일 “집권여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청년·여성들의 목소리를 ‘날것’ 그대로 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그러면서 민주당의 최대 약점이 인재육성의 부실이라고 꼬집었다. “청년들이 당에서 숨쉬고,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땅이 더 필요해요. 청년들이 당에서 일회용으로 소비되지 않고, 당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함께 동료로 커가는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민주당은 대중정당으로서 더 많고 다양한 사람을 폭넓은 그릇 속에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정치적 논리에 함몰되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의 아픔을 느끼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각종 성비위 사건으로 취약함이 드러난 ‘젠더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여성 문제에 있어 우리 당의 시각은 단편적”이라며 “성범죄, 성차별의 방식이 다양해지고 교묘해지는데 당이 원론적인 대응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대는 변하고 (여성 문제에 대한) 시각은 예민하고 통찰력 있게 진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얼마나 국민의 시각을 따라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여성의 (정치) 참여를 어떻게 확대할 것이고, 노동환경의 불평등함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등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일을 섬세하고 예민하게 다뤄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제 당이 (젠더문제에 있어) 후속조치가 아닌 선제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별거 아니다’라고 지나쳤던 문제들을 별것으로 여기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할 시점이이라고 봅니다. 성비위를 일으킨 당원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고, 여성할당제를 확대해 성비 불균형도 해소해야 하죠. 무엇보다 열린 시각을 갖고 젠더 감각을 익히는 경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당이 다함께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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