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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위챗에 ‘BTS, 잘못이 없고 우리는 중국 팬 필요 없다’ 기사 올려 또 반감 자극

입력 : 2020-10-14 17:40:27 수정 : 2020-10-15 11: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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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공식 사이트에선 ‘BTS 한국전쟁 발언이 한국에서 부각되고 있다’ 제목으로 보도
대외적으로 자제하는 모습 보이면서 내부적으로 애국심 자극하는 행태
BTS 관련 한국 보도 주목한 환구시보 지면. 환구시보 지면 사진 촬영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언급에 대한 중국 내 일부 누리꾼들의 빗나간 분노 표출로 한국 내 반중 감정이 커지자 중국이 파장을 경계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현지 네티즌들의 분노를 촉발했던 중국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4일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기사의 제목을 바꿔가며 반감을 유도하는 동시에 자제를 언급하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이다. 

 

현지 누리꾼들은 BTS가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받은 방탄소년단이 한국전쟁을 두고 “양국(한미)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한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날 공식 사이트에 올린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의 한국전쟁 발언이 한국에서 부각됐고, 한국 외교부가 반응했으며, 일부 한국 매체는 ‘중국 누리꾼이 생트집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 지면 뉴스에는 ‘방탄소년단의 한국전쟁 발언이 한국에서 부각되고 있다’는 제목에 ‘한국 매체는 과도한 반응, 한국 정부는 주목하고 있다’고 부제를 잡았다.

 

이 기사를 통해 한국 매체들이 중국 네티즌들의 방탄소년단 발언 비난에 대해 ‘생트집 잡기’, ‘과잉 반응’, ‘과격한 애국주의’라고 비난을 쏟아냈고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일부 한국 매체는 ‘중국 언론이 여론을 선동한다’, ‘중국의 과잉 애국주의에 누가 제2의 방탄소년단이 될 것인가’라고 비판하면서 미·중 갈등에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정신을 띄우려는 중국의 의도로 해석했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환구시보는 한국과 중국 외교부에서 이번 방탄소년단 사태와 관련해 한·중 양국이 우의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이번 일로 관계가 악화하는 걸 원치 않는다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환구시보는 자사 기자가 전날 주중 한국 대사관의 국경절 행사에 참석했을 때도 한국 인사들이 방탄소년단 사태로 한중 우호관계가 손상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환구시보는 중국 최대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 계정에 올린 방탄소년단 관련 반응 기사에서는 ‘BTS, 잘못이 없고 우리는 중국 팬 필요 없다’는 식으로 중국인을 자극하는 제목을 올렸다.

 

그러면서 일부 한국 매체들은 중국 누리꾼들이 과도한 반응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심지어 과격한 애국주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그간 대외적으로는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부적으로는 애국심을 자극하려는 행태를 자주 보여왔다. 공식 사이트나 지면이 아닌 애독자들이 주로 보는 위챗 계정에 다른 기사 제목을 쓰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지난 주말에 시작된 중국 내 방탄소년단 비난 여론은 전반적으로 잠잠해졌으나 일부 누리꾼의 반응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이 정치적 발언에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조국을 뛰어넘는 아이돌은 없다’며 이해한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환구시보의 영자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1일과 12일 기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한국전쟁 발언이 중국 전역에서 항미원조를 기리기 위해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는 추모 분위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방탄소년단의 발언이 미국 네티즌을 고려한 것이라고도 했다.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았고 중국의 한국 문화 관련 저작권 침해를 문제 삼았다는 내용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라있다.

 

한편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이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에 방탄소년단 관련 상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내린 사실을 주목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중국 누리꾼은 “이는 삼성이 중국 시장을 신경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옹호했다.

 

현재 중국의 유명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의 삼성 공식 매장에서 방탄소년단 관련 스마트폰 상품은 찾아볼 수 없다.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天猫)의 삼성 공식 매장에서도 사라졌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도 웨이보 계정에 올린 방탄소년단 프로모션 게시물을 삭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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