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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두 여성과학자 노벨화학상 품다

입력 : 2020-10-08 06:00:00 수정 : 2020-10-08 14: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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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샤르팡티에·美 다우드나 공동
비정상 유전자 자르거나 교정
선천적 유전병 등 치료 큰 기여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왼쪽), 제니퍼 다우드나

올해 노벨화학상은 유전정보를 마음대로 자르고 교정하는 방법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발견한 2명의 화학자에게 돌아갔다. 여성 연구자 두 명이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51)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두 수상자가 발견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기초과학 분야의 혁명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의료 분야에 혁신을 일으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프랑스 태생인 샤르팡티에는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병리학 교실에 재직 중이며, 다우드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 교수다. 이들이 주도적으로 연구해 지난 2012년 개발한 DNA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질병을 일으키는 비정상적인 유전자를 잘라 없애거나 변형시켜 유전병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지금껏 개발된 유전자 연구 도구 중 가장 정확하고 사용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유전자 가위 개념을 처음 발견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교수는 이후 RNA의 대가인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해 다음해 이 같은 성과를 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생명과학의 지형을 급격히 바꿨다. 과학자들은 이 기술을 이용해 염기 하나를 바꾸는 방식으로 아널드 슈워제네거처럼 근육이 많은 비글, 돼지 게놈에서 성장호르몬에 반응하는 유전자를 억제해 고양이보다 작은 미니 돼지를 만들었다. 유전자변형작물(GM)을 대체할 병충해에 강한 쌀과 무르지 않은 토마토가 개발되기도 했다. 현재는 낭포성섬유증, 겸상적혈구증, 시각장애 등 선천적인 유전병 등을 치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샤르팡티에와 다우드나의 수상으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여성학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에 앞서 ‘퀴리 부인’ 마리 퀴리(1911년), 퀴리 부인의 딸 이렌 졸리오퀴리(1935년), 도러시 크로풋 호지킨(1964년), 아다 요나트(2009년), 프랜시스 H 아널드(2018년) 등이 수상했다.

후보에 올랐던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의 수상은 불발됐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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