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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행자제령에도 외교장관 남편은 요트 사러 미국 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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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04 22:45:44 수정 : 2020-10-04 22: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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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또 구설에 올랐다.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그제 고가의 요트를 사러 미국으로 떠났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인데 외교장관 남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15m짜리 세일링 요트는 시세가 최소 2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요트 구매 후 미 동부해안 항해까지 즐길 것이라고 한다. 그는 “그냥 여행 가는 것”이라며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니 어이가 없다.

외교부는 올해 3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세계 국가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고 현재까지 세 차례 연장했다. 이 조치는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건 아니지만 외교부는 수시로 국민에게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해외여행지침 주무 장관이 정작 자신의 가족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판에 제대로 영이 설 리 없다. 야당과 인터넷에선 ‘국민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 ‘내로남불이자 이중잣대의 실상’ ‘그들만의 추석, 그들만의 천국’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오죽하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조차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했을까.

강 장관이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8월 말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외교관 성추행사건과 관련해 국민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피해자에게는 사과할 수 없다고 버텨 물의를 빚었다. 올 3월에도 강 장관은 100여개국이 한국인 입국금지·제한조치를 취하자 “스스로 방역능력이 없는 나라들이 입국금지라는 투박한 조치를 하고 있다”는 실언을 했다. 얼마 전 서해상에서 북한군이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강 장관은 하루가 지나도록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관계장관회의에서 빠진 채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니 이해가 안 된다. 현 안보·외교라인에서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방증일 것이다.

강 장관은 3년 3개월여 재직해 문재인정부의 최장수 각료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외교는 총체적 난맥상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한반도 정세는 여전히 살얼음판이고 미국·중국·일본 등 대외관계도 삐걱대기 일쑤다. 이도 모자라 외교수장이 잦은 말실수와 구설로 국익을 해치고 국민 불신까지 초래해선 곤란하다. 강 장관은 스스로 한국외교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이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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