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장재인(30)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한 것과 관련 일각의 시선에 대해 비판했다.
장재인은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난하는 이가 소수라지만 저는 그 소수에게 눈 맞추고 묻고 싶네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장재인은 “나는 내가 겪은 일을 노래로 하는 사람이다. 내가 겪은 일을 말하는 걸 내가 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며 “인생의 힘든 일이 연속일 때 ‘저 친구는 왜 피해 입은 일만 말하지?’라는 질문과 같은 마음으로 제가 제 자신에게 ‘왜 나는, 도대체 무슨 업보길래 나한텐 이런 일들만 생기지?’라고 자문했다면 버텼을까요? 의문이 없었을까요?”라고 언급했다.
이어 “왜 내겐 이런 일만 생기는지. 행복해지고 싶다고 마음먹을 때마다 폭풍이 지나갔으니 이제 좋아질 거라 마음먹을 때마다 무슨 일이 생기는 나에게 ‘나는 피해만 생기는 그런 애니까 이런 일들이 생겨’하고 받아들여야 하나?”라며 “왜 여전히 가한 사람이 아닌 그 길을 지나간 피해자의 잘못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일은 정말 저에게 쉬운 이야기가 아니었다”며 “앨범과 곡들을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꼭 해야하구나’라는 걸 깨닫고 아무 텍스트 없이 가는 것과 설명하는 것 중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걸 택한 이유는 그편이 위로와 용기의 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재인은 “잘잘못을 제대로 보라. 소란을 일으키면 소란스러운 일이 내게 일어나면 그것이 수치가 되는가?”라고 일갈했다.
앞서 장재인은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번 발표할 앨범과 관련 성폭력 피해 상황을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저는 그 (사건) 이후 1년이 지나 열아홉살 때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범인은 또래 남자였다”며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한겨울에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했던가 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많은 성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라며 “저는 저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아직 두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하는 장재인 글 전문.
비난하는 이가 소수라지만 저는 그 소수에게 눈맞추고 묻고 싶네요.
나는 내가 겪은 일을 노래로 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겪은 일을 말하는 걸 내가 업으로 삼은 사람이에요.
인생의 힘든 일이 연속일 때, 저 친구는 왜 피해 입은 일만 말하지?라는 질문과 같은 마음으로
제가 제 자신에게 왜 나는, 도대체 무슨 업보길래 나한텐 이런 일들만 생기지?
라고 자문 했다면 버텼을까요? 의문이 없었을까요?
왜 내겐 이런 일만 생기는지. 행복해지고 싶다고 마음 먹을 때마다
폭풍이 지나갔으니 이제 좋아질 거라 맘 먹을 때마다 무슨 일이 생기는 나에게
나는 피해만 생기는 그런 애니까 이런 일들이 생겨 하고 받아들여야 하나요?
왜 여전히 가한 사람이 아닌 그 길을 지나간 피해자의 잘못인지 묻고 싶어요.
십년이 지나 사건을 꺼내고 고소를 준비한다하면 묻고 살지 대체 왜 소란이지?라고 말하실 건가요?
이 일은 정말 저에게 쉬운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앨범과 곡들을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꼭 해야하구나 라는 걸 깨닫고
아무 텍스트 없이 가는 것과 설명하는 것 중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걸 택한 이유는
그 편이 위로와 용기의 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잘잘못을 제대로 보아요.
소란을 일으키면 소란스러운 일이 내게 일어나면 그것이 수치가 됩니까?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장재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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