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인대회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의 미인대회인 미스 베네수엘라가 사상 최초로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60회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는 참가자 및 심사위원, 진행자 등 최소 인원만 참석해 24일(현지시간) 무관중으로 열린다. 1952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24일 저녁 TV 녹화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관중이 없는데다 우승자가 결정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는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것. 주최 측은 “입상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2명의 참가자는 대회 때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모여 무대 워킹 등을 연습해왔지만, 올해는 대면 접촉을 할 수 없게 되어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다. 참가자들은 “하필 올해 대회에 출전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온라인으로 워킹 연습 등을 할 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는 자국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대회다. 베네수엘라의 우승자가 세계대회 우승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회가 열릴 때마다 스포츠 이벤트처럼 관심이 집중된다. 베네수엘라는 지금까지 미스 유니버스 7명, 미스 월드 6명, 미스 인터내셔널 8명을 배출한 ‘미인의 나라’로 유명하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추긴다는 사회 인식의 변화로 세계 각국에서 미인대회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그러나 오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많은 서민 여성이 여전히 미인대회를 통해 빈곤 탈출과 신분 상승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인대회가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호황 산업으로 꼽힐 정도다.
한편 올해 대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대회를 치르게 돼 아쉽지만, 그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연습에 매진하게 되는 등 수확도 있었다”며 “기대에 부응하는 대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탈리아 올비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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