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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라면 화재’ 형제, 1주일째 의식 불명

입력 : 2020-09-20 19:08:56 수정 : 2020-09-20 19: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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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연기 흡입으로 여전히 위중
‘돌봄 사각’ 알려지자 후원의 손길
소방서·구청도 치료비 잇단 지원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

함께 살던 엄마가 외출하고 없는 동안 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려다 일어난 불로 중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일주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데다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형제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치료비 등을 후원하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인천시와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미추홀구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크게 다쳐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A(10)·B(8)군 형제가 위중한 상태다. 형제는 화상뿐 아니라 화재 당시에 검은 연기를 많이 흡입했다.

 

온몸의 40%가량에 3도 화상을 입은 A군은 호흡기 부위 등의 부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은 동생은 지난 17일 오후 상태가 호전돼 산소호흡기를 제거했지만 이후 자가호흡이 되지 않아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A군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둘이서만 집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과거 형제를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방임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바 있는 어머니 C씨는 같은 병원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형편에 생계·자활 급여 등을 받으며 홀로 형제를 키운 C씨는 화재 전날부터 집을 비운 것으로 확인돼 향후 방임 혐의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두 형제의 후원을 주관하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에는 기부금이 잇따라 전달되고 있다. 지난 17·18일에만 시민 140여명으로부터 약 3000만원이 기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재단 측에 따르면 시민들은 “아이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병원 치료비로 써 달라”며 적게는 1만원 안팎에서 많게는 1000만원을 전달했다. 재단은 기부금을 형제 치료비로 우선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기관들도 발벗고 나섰다. 인천소방본부는 ‘119원의 기적’ 성금으로 치료비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화재 등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소방관들이 매일 1인당 119원씩 기부해 적립하는 성금이다. 관할 자치구인 미추홀구도 의료비로 300만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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