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이 14일 정식 개청식을 열었다. 초대 청장이 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을 맡게 돼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2일 공식 출범,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비전을 내걸었다.
◆정은경 “아직 우린 태풍 부는 바다 한가운데 있다”
정 청장은 이날 충북 청주시 오송읍 보건의료행정타운 후생관에서 열린 개청식에서 “코로나19 위기가 진행 중인 엄중한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이 개청했다”며 “이는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앞으로 지속해서 발생할 신종 감염병에 대해 전문적으로, 더 체계적으로 대비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뜻과 정부 의지가 담긴 결과”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전신인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서 독립기관으로 지위가 올랐다. 초대 청장에는 질본 본부장이던 정은경 청장이 올랐다.
정 청장은 “코로나19는 국민 모두 면역이 없어 감염 위험이 있고 무증상 시기 높은 전염력과 전파력으로 장기간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백신 등 해결법이 도입되기 전까지 우리 의료와 방역체계, 사회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 규모와 속도를 통제하는 장기 유행 억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장으로서 다짐을 새로 했다. 정 청장은 직원들에게 “아직 우리는 태풍이 부는 바다 한가운데 있다”며 “질병관리청이라는 새로운 배의 선장이자 또 한 명의 선원으로서 저는 여러분 모두와 끝까지 함께 이 항해를 마치는 동료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능후 “코로나19 대응 노력 인정 받아 거듭났다”
이날 개청식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함께했다. 박 장관은 축사에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을 인정받아 오늘 새롭게 거듭났다”며 “더 강화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가적 방역 대응체계를 갖추자”고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따라 참석 인원과 규모를 줄여 간소하게 진행됐다. 질병관리청은 청장과 차장을 포함한 5국·3관·41과로 개편됐고 인력도 기존 질병관리본부 정원 907명에서 569명 늘어 1476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산하기관으로는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질병대응센터, 국립결핵병원, 국립검역소 등이 있다.
질병관리청은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학조사관을 확충하고 교육·훈련을 강화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에 주력할 방침이다. 산하기관으로 신설할 예정인 국립감염병연구소를 통해 올해까지 국산 코로나19 치료제(혈장치료제)를 확보하고 내년까지 국산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며 백신 개발 지원과 감염병 전반에 대한 연구 개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감염병 외에도 각종 만성질환이나 기후변화 같은 일상적 건강 문제나 희귀질환 등 각종 질병도 예방·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질병관리청은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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