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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신작 ‘뮬란’ 中 인권탄압 정당화 논란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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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9-10 10:55:14 수정 : 2020-09-10 10: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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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거리에 등장한 '뮬란' 홍보 조형물. 베이징=AP연합뉴스

디즈니의 신작 영화 ‘뮬란’이 중국 정부의 위구르인 인권 탄압을 정당화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로 미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위구르족 인권 탄압이 자행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뮬란 촬영을 진행해 논란이 됐다. 중국 당국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뮬란의 “노골적인 엔딩 크레딧이 영화에 대한 보이콧 운동을 촉발했다”고도 전했다.

 

지난 4일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온라인 개봉한 영화 뮬란의 엔딩 크레딧에는 촬영에 협조해 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 정부가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하며 위구르족을 강제로 구금하고 인권을 탄압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은 지역이다. 미국 언론은 일제히 뮬란 논란을 보도하면서 디즈니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뮬란 보이콧 운동을 다룬 분석 기사에서 “(뮬란이) 민족주의와 맹목적 애국주의를 조장하는 중국 공산당 정책에 대한 분노를 끌어당기는 자석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같은 날 뮬란을 맹비난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 아이작 스톤 피시는 “뮬란은 왜 스캔들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른 많은 곳을 놔두고 뮬란을 신장자치구에서 촬영함으로써 “디즈니는 (중국의) 반인륜적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시는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판을 받은 1946년 영화 ‘남부의 노래’ 이후로 “뮬란이 디즈니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영화가 됐다”며 “신장 지역 촬영을 위해 디즈니가 (중국과) 부끄러운 타협을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7월 1일 오후 서울 강남 월트디즈니코리아 본사가 있는 건물 앞에서 열린 영화 '뮬란'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을 의미하는 다섯 손가락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디즈니를 비판하는 위구르계 미국인의 목소리도 있었다. 변호사 레이한 아사트는 NYT에 “디즈니는 (위구르인에 대한 중국의) 억압을 가능하게 한다”고 성토했고, 인권운동가 퍼캐트 자댓은 AP통신 인터뷰에서 신장지역에서 뮬란을 촬영한 것은 “디즈니의 위선”이라고 비난했다.

 

디즈니는 커지는 논란에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디즈니의 침묵은 오는 11일 뮬란의 중국 시장 개봉을 앞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뮬란에 제작비 2억달러(2357억원)를 투입한 디즈니가 중국 시장 흥행을 위해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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