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80년 동안 머리카락을 자르지도 감지도 않은 베트남 노인이 화제다. 노인은 머리카락을 자르면 목숨을 잃는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베트남 남부 메콩 지역에 사는 응우옌 반 찌엔(92)은 80년 넘게 머리를 깎지도, 빗지도, 감지도 않았다. 머리카락 길이는 5m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찌엔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그나마 학교에서는 머리카락을 다듬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자퇴하면서 다시는 머리를 깎거나 빗거나 씻지 않기로 결심했다
찌엔은 “신의 부름을 받았는지 머리카락을 만졌더니 하룻밤 사이에 딱딱해졌다”며 “머리카락이 머리에 붙어서 머리 그 자체가 됐다”고 말했다.
찌엔은 “태어날 때 받은 것들을 손대지 않고 둬야 한다”며 머리카락을 자르면 죽게 된다고 믿고 있다. 이는 아홉 권력과 일곱 신을 숭배하는 코코넛교의 ‘두아’라는 신앙으로, 베트남에서는 일반적인 종교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이비로 분류된다. 코코넛교라는 이름은 창시자가 코코넛만 먹으면서 생명을 유지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코코넛교에 따라 찌엔은 “신성한 힘으로부터의 부름을 듣고 내가 선택받았다는 걸 바로 알았다”며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을 소명으로 삼았다. 그는 “뭔가 바꿀 생각이 없고 빗질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저 머리카락을 보기 좋게 기르면서 건조하고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주황색 터번으로 감쌀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찌엔의 머리카락 관리를 돕는 다섯째 아들 루옴(62)도 머리카락과 생명이 연결돼 있다고 믿는다. 루옴은 “머리카락을 끈으로 연결하려다 죽은 남성을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애서 많은 남성이 평소보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다”며 “그러나 80년 동안 머리를 다듬지 않고 살아온 찌엔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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