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서 방귀를 뀌었다고 심야 승객에게 흉기를 휘두른 택시기사(50)가 범행후 피해자들을 지켜
보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지난 3일 부산 수영구에서 벌어졌던 ‘택시 방귀 사건’에 대한 뒷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피해자의 가족들과 당시 피해자와 동행했던 여자친구가 출연해 심경을 밝혔다.
당시 택시에 같이 타고 있었던 여자친구는 “남자친구(27)가 방귀를 뀌었는데 택시기사가 창문을 내렸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창문을 올려도 되냐고 묻자 기사가 화를 냈다”며 “두 사람이 택시를 세워달라고 요구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차를 세우고 3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택시기사는 피해자를 흉기로 열 차례 찔렀고 피해자는 장기가 손상되는 피해를 보아 병원으로 옮겨져 9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택시기사는 현장에서 검거됐고 현재 구속된 상태이다.
택시기사는 휴일날 낚시를 가기 위해 조수석에 챙겨놓은 흉기를 사용했고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장갑을 착용한 거로 드러났다. 택시기사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고 경찰에 진술한 상태이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중환자실에서 애를 보는데 비명을 질렀다”라며 “죽일 계획이 있었던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전문가는 범행에 사용된 흉기가 폭 3㎝, 길이 15~2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자의 여자친구는 “과도는 아니었다”라며 “(흉기가) 다듬어진 칼로 아주 뾰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여자친구는 “(택시기사의 범행 후) 주변을 살펴봤는데 가해자가 보였다”라며 “(도망가지 않고) 걸터앉아서 저희를 보고 있었다. 충격을 받았다”는 심정을 밝혔다.
전문가는 “택시기사가 승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져 방어 의식으로 칼을 보관했을 가능성이 있고, 방귀는 하나의 촉발제가 되었을 것”이라며 “자신의 공간에서 스스럼없이 방귀를 뀌는 모습에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르는 등 잔인한 범행인 점을 고려해 특수상해가 아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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