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들 세제 감면 특혜 폐지
다주택자 세율 인상법도 상정 전망
野 반대한 공수처법도 밀어붙일 듯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0일에 이어 오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방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관련 법안들은 임대차 계약에서 집주인의 권리를 제한하고 주택 매매·보유에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것이 주 내용이다. 임대인·임차인뿐 아니라 유주택자·무주택자, 1주택자·다주택자 등 여러 범위에 따라 이해가 갈리는 쟁점 법안들이다. 정부·여당 정책을 비판하는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시장의 자율적인 작동에 혼란을 주고 주택 보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본회의에 오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3법 등도 여야 입장차가 큰 내용이 많다.
◆전월세 신고제 등… “과도한 재산권 침해”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본회의를 열어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처리했다. 이 법안은 다음 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당시 처리하지 못한 전월세신고제 등 나머지도 3일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를 거친 뒤 일방처리될 예정이다.
전월세신고제는 전월세 거래를 하면 30일 이내에 임대차 계약과 관련한 내용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5만원, 허위신고를 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미래통합당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며 국토위 통과 법안 대다수가 시장경제에 위배된다고 비판한다.
주택법은 수도권 민간택지 중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거주자에게 거주의무를 부여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택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최대 5년까지 집주인이 실거주해야 한다. 정부는 ‘로또청약’ 논란과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은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도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4년 단기 또는 8년 장기로 임대한 집주인에게 제공했던 취득세 등 세제감면 혜택을 폐지하는 것으로, 임대사업자 제도가 다주택자에게 가하는 각종 세제를 무력화하는 창구로 악용한다는 지적에 따라 만들어졌다. 등록주택임대사업자 제도는 2017년 8·2 대책 당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추진한 현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였다.
◆세율 인상법도 줄줄이 본회의 올라
다주택자의 보유·매매 부담을 높이는 세율 인상법도 4일 본회의에 오른다. 이 중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은 3주택 이상 또는 조정지역 내 2주택 이상 소유자의 세율을 현행 0.6~3.2%에서 1.2~6.0%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득세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다주택자이거나 주택 보유기간이 짧을 경우 양도세 부담이 늘어난다. 주택 보유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에는 양도소득세율이 40%에서 70%로 인상되고, 보유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에는 60%의 양도소득세율을 부과한다. 또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은 10%포인트,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양도세가 중과된다. 법인이 보유한 주택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 추가 세율도 현행 10%에서 20%로 상향된다.
지방세법이 시행되면 다주택자의 취득세도 대폭 높아진다. 2주택자의 취득세율은 현행 1∼3%→ 8%로, 3주택자 이상은 1∼4%→ 12%로 늘어난다.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를 활용해 2008년 이후 10년간(2009∼2018년) 종부세(주택분) 보유주택 수별 납세 인원·세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가 89% 늘 때 5주택 이상 보유자는 30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당이 위험심판까지 제기한 공수처 관련법도 이날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될 전망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공수처장을 포함하고 소관 상임위를 법사위로 하는 내용의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 개정안과 ‘공수처장후보추천위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 등이다.
한편 통합당은 지난달 29일 주택임대차보호법안 등 6건의 법안이 법사위가 열리기도 전에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대안반영 폐기’로 기록됐다며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 등을 특수매체기록 위작 또는 변작 혐의로 3일 대검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헌법파괴 집권세력 등장, 다음 세대엔 시장경제 못 볼지도”
이른바 ‘임대차 3법’을 위시한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야권과 시민들의 반발과 저항이 확산되고 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일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부동산을 가진 자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선동이 국민들의 가슴에 증오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계층 간의 적대감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집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런 속내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과 현찰에 무슨 차이가 있나. 수십억 현찰, 주식 가진 도지사, 여당 중진의원이 ‘부동산 두 채 가진 것은 범죄’라고 펄펄 뛴다”며 “그 논리대로라면 주식 부자, 현찰 부자에게도 고통을 주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준 이상의 주식과 현찰을 보유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고 초과분을 강제 징수하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내 손과 발로 노동하여 벌어들인 노동 수익만 인정해야 한다’, ‘사적 소유는 모두 국가가 거둬들여야 한다’는 것은 카를 마르크스가 던진 과감한 사회개혁 방안, 공산주의”라고 꼬집었다.
율사 출신의 그는 경기도가 추진하려는 ‘토지거래 허가제’, ‘주택거래 허가제’를 헌법상 거주이전의 자유에 어긋나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규정했다. 주 원내대표는 “강남 부동산을 잡는 데 헌법이 방해된다면, 헌법도 고치겠다는 것이 여당의 책임 있는 분이 내놓은 해법”이라며 “대한민국의 시스템, 헌법을 파괴하는 집권세력…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 우리 세대에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다음 세대들이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의 축복 아래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온다”고 우려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전날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과 임대인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모인 이들은 ‘임차인만 국민이냐, 임대인도 국민이다’,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사유재산 강탈 정부, 민주 없는 독재 정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 추산 기준 2000명이 참석했다.
이현미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황용호 선임기자, 이종민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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