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콘서트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서울 송파구청이 최근 사흘에 걸쳐 직원 500여명을 뮤지컬 공연에 초대해 관람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송파구 등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구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열리는 뮤지컬에 직원 500여명을 초대해 관람 중이다. 구청 직원, 민관사회복지사 등 하루 150여명씩 공연을 관람했거나 관람할 예정으로, 박성수 송파구청장도 첫날 뮤지컬 관람에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한 누리꾼이 직원들로 추정되는 관람객들과 찍은 박 구청장의 단체 사진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미스터트롯 팬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사진을 본 뒤 박 구청장 등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저것도 단체관람 아니냐”며 “콘서트는 취소하고 뮤지컬은 보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미스터트롯 콘서트 표를 예매했다던 다른 누리꾼도 “난 콘서트를 못 보는데, 자기들은 뮤지컬을 보러 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콘서트는 24일부터 내달 9일까지 매주 금, 토, 일요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논란이 일자 송파구 측은 뉴시스에 “트롯 공연과 뮤지컬 관람은 다른 문제”라며 “최근 관내 교회에서도 소규모 집단감염이 나온 상황에서, 트롯 공연은 관람객들이 전국에서 오는데다 따라 부르다 보면 비말(침방울) 감염 우려가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 측이 뮤지컬을 본 공연장은 1200석 규모며, 당시 공연장에는 직원 150여명을 포함해 총 65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 전 관객들은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체크 등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 관람 당시에도 마스크를 썼다는 게 구청 입장이다.
앞서 송파구는 지난 21일 5000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공연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를 내리고,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돔)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스터트롯 서울 콘서트를 잠정 연기했다. 이번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각각 1만5000석, 5000석 관람석 규모의 KSPO돔과 핸드볼 경기장도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콘서트 주최사인 쇼플레이는 “방역수칙을 보완하고 관계기관 등에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문의하며 공연을 준비해오고 있었다”며 “팬들의 사회적 비용과 기획사가 떠안을 비용 등을 깊이 논의하지 않은 채 공연 3일 전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처사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