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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호소인? 피해자?… 박원순 고소인 호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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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서울시 ‘호소인’ 표현 고수
일방 피해 주장 치부 2차 가해 우려
여가부 “관련 법상 피해자로 봐야”
이해찬 ‘명예훼손’ 혐의 고발당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의 호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성추행 피해자 A씨를 ‘피해 호소인’ 등으로 부르는 것이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으로 치부해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16일 더불어민주당과 서울시는 피해자 A씨를 두고 주로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의원 등은 지난 15일 국민과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A씨를 피해 호소인으로 칭했다.

 

서울시 역시 같은 날 피해 사실이 내부에 공식 접수되고 조사가 진행돼야 ‘피해자’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며 A씨를 ‘피해 호소 직원’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는 불과 3개월 전 서울시에서 유사한 사건이 터졌을 때와는 다른 태도다. 지난 4월23일 서울시는 시장 비서실 남자 직원이 시청 여성 직원을 성폭행한 의혹이 불거지자 곧바로 ‘피해자’라는 단어를 썼다.

 

앞서 A씨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A씨를 ‘피해자’로 표현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계에서도 A씨를 피해자로 지칭하며 연대해오고 있다.

 

이날 여성가족부도 관련 논란에 대해 “성폭력 방지법 등 소관 법률에 따라서 피해 공공지원을 받는 분들은 피해자라고 보고 있다”며 “고소인도 중립적인 표현이라 보고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여가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A씨를 ‘고소인’이라고 표현하면서 성범죄 피해자 보호 주무부처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는 2011년 서울대에서 일어난 이른바 ‘담배 성폭력’ 사건을 두고 학생들이 논쟁하는 과정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다. 당시 학생들은 피해와 가해 여부를 단정하지 않기 위해 ‘피해 호소인’과 ‘가해 지목인’ 등으로 표현했다.

 

‘피해 호소인’ 용어를 처음 제안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밝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딸이자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출신 류한수진씨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시점에서 고발자 분은 피해자로 칭하는 게 맞다”면서 공식 기관의 대표들이 피해 호소인이라는 대체어를 고집하는 것은 사건 자체를 무력화하거나 최소한 가해자의 불명예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비친다”고 적었다.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이날 A씨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한 이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또 이 단체는 전날 이 대표 등이 A씨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성추행 피해를 부정하는 2차 가해라며 이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해 달라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했다.

 

유지혜·남혜정·김청윤 기자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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