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합 듀오 긱스의 릴보이(본명 오승택)가 동료 래퍼 딥플로우(〃 류상구)의 성의 없는 사과에 분노했다.
릴보이는 14일 인스타그램에 ‘음악 좀 하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을 게시했다.

그는 “2011년 ‘오피셜리 미싱 유’(Officially Missing You)라는 첫 싱글앨범을 내고 운좋 게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며 “당시 경력도 짧고 배울 점도 너무 많았지만 내가 힙합 음악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봐주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동경해오던 사람과 작업하면서 칭찬을 듣는 그 기분.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건의 발단은 2015년”이라며 “당시 나와 작업하던 이들이 내가 해온 모든 걸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릴보이가 언급한 사건은 딥플로우가 2015년 발매한 ‘잘 어울려’에서 긱스의 노래는 사랑을 주제로 한 ‘발라드 랩’이라고 비판한 것을 가리킨다.
이에 릴보이는 힙합에 대한 진정성과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Mnet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에 출연했지만 딥플로우는 대중 매체에 출연했다고 다시 비판했다.
하지만 몇년 후 딥플로우 역시 사랑 노래를 발매했고 2018년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에도 출연했다.

이와 관련한 팬들의 실망이 이어지자 딥플로우는 지난 12일“쇼미더머니가 싫다고 말한 뒤 태도를 바꾸고 나간 건 자명한 사실”이라며 “실망한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인스타에 게시했다.
아울러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일상과 기분을 망쳐놓는 건 좋지 않은 에너지를 준다는 걸 이제 잘 안다”며 “이제 그런 기운이 너무 싫고 나로부터 그게 전달된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릴보이는 이처럼 딥플로우의 뒤늦은 사과를 ‘저격’한 것이다.
릴보이는 “(딥플로우가) 5년이 지난 뒤 처음으로 보인 반응이 인스타 게시물”이라며 “심지어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인) 멜론 댓글창에 사람들이 ‘테러’하지 않았으면 하지도 않았을 사과”라고 딥플로의 사과를 깎아내렸다.
나아가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그 기간 작업을 잘 못 했다”며 “마치 사랑 노래를 하면 안 될 것 같았다”고 당시 고충을 털어놨다.
게속해서 “지금 작업해놓은 노래들이 내가 들었을 때는 좋은데, 사람들이 ‘별로다’, ‘힙합 아니다’라고 말할 것 같은 피해망상에 사로잡혔다”고 당시 심경을 드러냈다.
더불어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고 약도 끊고 싶다”며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국내 대표 힙합·알앤비 전문 미디어) 리드머에 내가 겪은 사건이 ‘한국 힙합의 승리’라는 한 줄로 이야기 됐으며 나의 행보를 간략하게 정리한 것에 화가 나서 이렇게 글을 썼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tkadidch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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