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축구 리그는 시즌 성적이 결정되면 곧바로 뭍 밑에서 진행 중이던 이적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공식적으로 이적협상이 이어지고 리그 최종전 등을 통해 친정팀 팬들과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29일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한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황희찬(24)도 이적설이 구체화하고 있다. 가장 긴밀하게 연결이 된 구단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라이프치히로 오스트리아와 독일 등 양국 언론으로부터 동시에 보도가 나왔다. 최근 첼시 이적이 결정된 라이프치히의 독일 국가대표 공격수 티모 베르너(24)를 대체할 선수로 황희찬이 지목된 것. 오스트리아TV ‘LAOLA1’은 지난 29일 “황희찬이 첼시로 떠난 베르너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같은 날 독일 ‘푸스볼 트랜스퍼’도 “잘츠부르크의 황희찬이 베르너의 공백을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프치히는 2016~2017시즌 처음으로 1부리그 무대를 밟는 등 역사는 일천하지만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리그 정상권에 머물며 신흥명문으로 떠오른 팀이다. 올 시즌도 뮌헨, 도르트문트에 이어 리그 3위를 달리는 중이다. 황희찬이 활약 중인 잘츠부르크와는 같은 오스트리아 유명 음료회사의 후원을 받는 사실상의 자매구단이기도 하다. 잘츠부르크에서 라이프치히로 이적한 선수가 18명에 달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 황희찬의 이적에 걸림돌은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다.
이적이 실현될 경우 황희찬은 유럽 축구계 최고의 ‘천재감독’으로 손꼽히는 율리안 나겔스만(33)의 지휘를 받게 된다. 불과 28세 때인 2016년 1부리그 호펜하임 감독으로 전격 부임해 신선한 전략으로 유럽축구에 바람을 일으킨 그는 올 시즌부터는 좀 더 빅클럽으로 꼽히는 라이프치히를 지휘 중이다. 당초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이 나겔스만을 차기 감독으로 낙점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지만 전통의 최강자 대신 도전자의 위치를 선택했다.
젊은 명장의 지휘 아래 라이프치히는 독일리그뿐 아니라 유럽대항전에서도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16강전에서 손흥민(28)의 토트넘을 꺾고 8강에 올라 있는 상태로 나겔스만의 전략이 완전히 팀에 녹아든 내년 시즌은 더 나은 성적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