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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몸 우선주의’ 버린 여성 운동 유튜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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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26 11:37:00 수정 : 2020-06-26 11: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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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지고 강해진다는 운동 본연의 목적이 ‘여자의 운동’에서는 오랫동안 뒷전이 돼 온 게 사실이다. 운동을 직업적으로 하는 여성들에게도 외모 강박이 들게 하는 사회다. 최근 만난 한 여성 트레이너는 과거 일반 헬스장에서 일할 때 노출 있는 옷을 입고 외모로 어필할 것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에게도 이런데, 일반 여성들이 운동할 때는 오죽할까. 남자들의 운동에는 따라붙지 않는 이러한 압박들이 거추장스럽다고 하는 여자들이 생기고 있다.

 

아직 주류가 되었다고는 하기 힘들지만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감하는 크리에이터와 이에 호응하는 여성 운동러들이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성성을 어필하지 않고도 운동에 대한 진정성만으로 채널을 키워 가는 ‘여성 운동 유튜버’들을 독자들에게 추천 받았다.

 

◆운동친구 - “몸의 자유는 곧 인권이다”

 

생활 체육으로 운동의 매력에 빠진 여성 세 명이 모여 만든 사회적 기업 ‘운동친구’가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여자들이 만드는 남자 없는 체육관’을 표방하며 홈트레이닝, 액션 스포츠 영화 리뷰, 여성 운동인 소개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운동친구의 대표인 양민영 작가가 체육관에서 겪은 다양한 일을 묶어 지난해 펴낸 책 ‘운동하는 여자’를 쓸 때만 해도 운동하는 여성의 기록이 그리 많지 않았다. 지금은 수 많은 여성이 운동을 통해서 몸의 주인이 되는 감각을 체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한다. ‘운동하는 여자’는 몸의 자유가 곧 인권임을 직관적으로 이해한, 현시대의 신여성이라고 양 대표는 말한다.

 

◆핏미연TV - “근육이 생기고 내면이 강해지는 아름다움 느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항상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으며 운동에 도전하고 있는 크로스핏 운동 유튜버 핏미연은 일반인이었다가 운동 코치로 꿈을 이룬 이다. 운동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성장과 변화도 보여주고 있다.

 

체중계 위의 숫자로 판단하는 게 아닌 진짜 건강한 삶을 위해 운동한다고 그는 말한다. 여성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여자 아이돌 식단, 마른 몸 등에 주목하기보다 운동을 통해 근육이 생기고 내면이 강해지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함께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샤크코치 이윤주 - “여자와 운동의 결합에서 주체성 되찾겠다”

 

유튜브 샤크코치는 남에게 보여지는 자신이 아닌 ‘진짜 나’를 위한 운동을 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운동하는 여자’라는 해시태그가 성적 대상화나 눈요깃거리가 되는 표기어로 전락한 지 오래인 것 같다고 지적하는 샤크코치는 “운동을 사랑하고, 본인의 여성성을 사랑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여자와 운동이 결합된 표현에 주체성과 자긍심을 되찾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용연 - “진짜 ‘생’으로 운동만 합니다”

 

본업은 시나리오 작가인 이용연씨는 40대 후반의 나이이지만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은 고강도 인터벌트레이닝을 시작하던 2014년에 영상 기록을 남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올렸다가 지금에 이르렀다. 멋진 스튜디오가 아닌 집에서 꾸밈 없이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콘셉트다. 주로 케틀벨 운동을 한다.

 

‘운동하는 여자=다이어트 하는, 군살 없는 늘씬한 여자’ 라는 공식은 사라졌으면 한다고 그는 밝혔다. 뚱뚱하든 날씬하든 운동하는 여자는 멋진 여자라는 생각이다.

 

◆단지앙 - “채식하면서 운동해 근육 키웁니다”

 

비건을 지향하면서 식물성 식단으로만 근육을 키우는 챌린지를 하고 있다는 운동 크리에이터 단지앙.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운동하는 여자’라는 말에 여성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이 담겨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됐는데 이것이 불편했다고 밝혔다.

 

체대를 나와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가졌고, 현재는 취미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그는 “이제 오로지 심신 단련에만 집중하며 운동한다”고 밝혔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운동 부위는 승모근과 종아리. 단련시킬수록 신체 기능에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단지앙은 “많은 여성들의 몸과 정신이 해방되어 자유롭고 편하게 운동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돕요가 - “예쁜 요가복, 날씬한 몸 없이도 요가할 수 있어요”

 

요가 하면 레깅스가 아니던가? ‘레깅스를 입지 않는 요가 강사’ 장진영씨는 그 선입견을 깨부순다. 요가원과 기업체에서 수업을 하며 유튜브 채널(Dopeyoga돕요가)도 운영하는 그는 △쉽게 잠들수 있는 숙면명상 △매일 따라하는 15분 베이직 요가 등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수련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요가라는 이미지는 보통 예쁜 요가복을 입은 날씬한 여성이 수련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지만 지금 입고 있는 반 팔과 반 바지를 입고도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실제로 수련을 하다보면 몸 선이 어떻게 변했는지보다 불안했던 감정이나 마음이 비워지고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단단해지고 가벼워진 몸은 자연스럽게 내면의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요가 강사들의 정형화된 외적인 모습을 지양하고, 편안한 차림으로 요가를 해도 문제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 편한 모습으로 수련하고, 영상을 촬영한다고 장씨는 전했다.

 

◆에바요가 - “담백하고 솔직한 요가 수련을 합니다”

 

예뻐 보이려고 꾸미기보다 담백하고 솔직한 수련을 담고자 한다는 에바요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요가원 수련이 힘들어진 상황을 고려해 요즘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한국시간으로 오후 9시에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요가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운동하는 여자’는 모든 여자들에게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라고 에바요가는 말한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한 그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일을 겪으면서도 당연한듯 운동과 요가를 꾸준히 해왔지만 이것이 모두에게 당연한 얘기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운동 경험이 없는 여성들은 마치 남의 일처럼 여기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금방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경험해 보는 것은 운동하는 여자가 되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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