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의 기본가치에 집중했던 완성차 업체들이 자사의 자동차 관련 굿즈(제품) 판매를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고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좋은 차를 판매하는 데서 나아간 것이다. 이는 고객의 충성도를 확보하고 점점 다양화되는 고객의 ‘니즈’(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향후 차량의 액세서리와 컬렉션 제품을 포함한 A&C 제품 등 완성차 업체의 굿즈 매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굿즈 매출은 뚜렷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골프용품 등 각종 컬렉션에서부터 자동차 테크니컬 액세서리 등 제품을 통해 벤츠의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표현하고자 하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벤츠의 굿즈 관련 매출은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235% 성장을 이뤘다. 차량에 장착하는 테크니컬 액세서리가 196%, 라이프스타일 용품인 컬렉션 제품군이 404%의 상장을 보였다. 연매출 수백억원대로 알려진 벤츠코리아의 굿즈 관련 매출은 매년 10∼50%까지 성장을 보였다.
특히 차량 도어를 열었을 때 바닥에 벤츠의 로고를 비춰주는 로고 빔 프로젝터가 월 300여개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골프용품 전문회사인 테일러 메이드와 컬래버레이션한 골프 장갑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1000개가 판매됐고, 골프 항공 커버는 300개가 완판됐다.

브랜드 매개체인 각종 굿즈를 통해 완성차 업체들은 고객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지속시키고 충성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이 같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향후 소비자의 차량구매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 관련 굿즈는 판매를 통한 이익증대를 넘어 잠재 고객들에게 자사의 아이덴티티를 홍보하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벤츠는 이러한 마케팅 전략에 맞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지섭 벤츠 코리아 고객 서비스 부문 총괄 부사장은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통해 수입차 시장에서의 정품 액세서리 및 컬렉션 비즈니스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엔 벤츠나 BMW 등 수입외제차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굿즈 마케팅에 고급화를 지향하는 현대자동차도 뛰어들었다. 현대차 중국법인의 모회사 격인 현대차 중국투자유한공사(HMGC)는 최근 사업목적에 의류·전자제품·완구 등 다양한 잡화 관련 도소매업 등을 추가했다. 향후 제네시스의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관련 굿즈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부터 브랜드 컬렉션을 선보인 현대차의 지난 5월까지 굿즈 누적 판매액은 43억원에 달한다. 누적 판매액 1위는 추억의 자동차 포니를 축소한 ‘포니 다이캐스팅카’(미니 모형), 2위는 USB 우드카, 3위는 무릎담요다. 현대차는 ‘헤리티지 컬렉션’을 통해 레트로 모델 1순위인 포니뿐 아니라 추억의 오프로드 대명사인 ‘갤로퍼’ 등 올드카를 다이캐스팅카로 선보였다. 또 미국 신발 브랜드 탐스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세계 최초로 드라이빙 슈즈 컬렉션을 제작 및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를 각종 굿즈에 반영하고,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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