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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가락 지져”… 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다

입력 : 2020-06-09 08:00:00 수정 : 2020-06-10 09: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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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에서도 엽기 아동학대 사건 발생 / 눈가엔 시커먼 멍자국, 손가락은 심한 화상 / 경찰, 계부와 친모 불구속 입건 / 친모 조현병 악화된 2년 전부터 학대 심해진 것으로 보여 / 공혜정 대표 “아동학대 관련 프로그램 전면 개선해야”
KBS 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경남 창녕에서 의붓아버지(계부)와 친모에게 끔찍한 학대를 당해 도망친 초등학생 여아의 사연이 ‘천안 여행가방 학대 사건’에 이어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창녕 아동학대 사건을 두고 “학대를 넘어, 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 대표는 이날 천안에서 9세 남아가 계모의 지시에 여행용 가방에 7시간가량 감금돼 있다가 심정지로 병원에 실려간 뒤 결국 사망한 사건(천안 계모 사건)에 이어 창녕에서도 계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도망친 11세(만 9세) 여아의 사건이 전해지자 “아동학대 사건이 나날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그 내용도 점점 잔인무도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이 상당히 안일하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는 게 굉장히 많은 사례에서 드러난다”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 보호 프로그램을 전면 개선해야 된다. 그리고 경력 있는 상담원을 배치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정부 역시 아동학대 문제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또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녕경찰서는 초등학교 4학년 딸 A(9)양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계부 B(35)씨와 친모 C(27)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20분쯤 창녕의 한 거리에서 눈에 시커멓게 멍이 든 A양을 발견한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발견 당시 A양은 잠옷 차림에 성인용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눈에 멍이 들었을 뿐 아니라, 정수리가 찢어지고 손가락 일부가 심하게 훼손돼 지문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A양을 발견한 행인은 다급히 아이를 편의점으로 데리고 들어가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은 편의점 폐쇄회로(CC) 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는 손가락이 심한 화상을 입은 이유에 대해 ‘아빠(계부)가 달궈진 프라이팬에 지졌다’고 말했다. 다시는 아빠에게 데려가지 말아 달라는 뜻이었다.

 

한 목격자는 “아이 얼굴과 손가락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A양은 계부·친모와 분리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겨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본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경찰 조사 결과 A양 가족은 경남 거제에서 지난 1월 창녕으로 이사를 왔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2년 전부터 부모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학교에 가지 않고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면서 학대는 더욱 심해졌고, 이웃 주민들도 이런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딸(A양)이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라며 일부 학대 사실은 인정했지만, 상습 폭력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친모 C씨는 수년 전부터 조현병을 앓아왔다며 경찰 출석을 거부하기도 했다. C씨는 지난해부터 조현병 치료를 받지 않아 학대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B씨와 C씨 사이에는 또 다른 자녀가 있지만 아직까지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최근 아동학대 사건들이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위기의 아동을 사전에 확인하는 제도가 잘 작동되는지 잘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위기의 아동을 파악하는 제도가 작동되지 않아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시했다.

 

강 대변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동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아동학대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위기의 아동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KBS,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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