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가 낳은 비극?… 母子에게 난 흉기 자국, 원주 방화 폭발 사건 미스터리

7일 새벽 ‘펑’ 소리와 함께 아파트 베란다 창문 날아가 / 남녀 베란다서 투신하는 모습도 목격돼 / 일가족 3명 모두 사망 / 10대 아들은 전신화상과 함께 흉기 자국 발견 / 남편이 밖에서 유류 용기 추정 물건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CCTV 담겨 / 이혼 소송 중 부부 크게 다투는 소리 들려

강원도 원주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와 폭발이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어머니인 30대 여성과 아들인 10대 남성에게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7일 새벽 5시51분쯤 원주시 문막읍 소재의 한 아파트 6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아파트 내부 112㎡ 중 33㎡를 태우고 30여분 만에 진화됐으며 약 4000만원가량의 재산 피해를 냈다. 아파트에서는 중학생인 A(14)군(14)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전신화상은 물론 흉기에 찔린 상처도 3~4곳 발견됐다.

A군의 부모인 아버지 B(42)씨와 어머니 C(37)씨는 집안이 아닌 아파트 1층 화단에서 발견됐다. 화재 발생 후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C씨는 현장에서 숨지고 아버지인 B씨는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같은 날 1시30분쯤 숨을 거뒀다.

원주 문막읍의 한 아파트서 방화 추정 불, 일가족 3명 사망. 원주=연합뉴스

경찰은 화재 발생 원인을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 

집 내부에서 휘발유 2통(20L 1통, 5L 1통)이 발견됐으며, 집 안에서 ‘펑’하고 폭발음이 들리기 30여분 전 아버지 B씨가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 ‘유류 용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아파트 주민들은 “‘펑’하는 소리가 나고 베란다 창문이 날라갔다. 폭발인 것 같다”, “불이 난 아파트 베란다에서 남녀가 함께 화단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등 진술했다.

아파트 폐쇄회로(CC) TV 분석 결과 사고 당일 B씨는 새벽 1시쯤, 아내 C씨는 새벽 5시30분쯤 각각 귀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혼 소송 중이었다.

경찰은 숨진 A군과 어머니 C씨의 신체에서 화상과 함께 흉기 자국이 발견됨에 따라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일가족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화영 기자 [e-mail]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