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수만년 동안 혼혈로 진화한 ‘인종 집단’(ethnic group)’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연적으로 살펴볼 때 ‘단일 민족’이라기보다는 아시아의 많은 인종·종족과 얽힌 친족체라는 것이다.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가 대표로 있는 게놈 해독 및 생명정보 분석 업체인 ‘클리노믹스’는 158명의 현대인과 115개의 고대인 게놈(유전체)을 슈퍼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민족 뿌리는 석기시대 선남방계(북아시아 지역) 인족과 약 4000년 전 청동기·철기 시대에 급격히 팽창한 후남방계(남중국 지역) 인족이 3대 7 정도 비율로 혼혈화한 시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수만년 동안 동남아시아에서 여러 차례 올라온 사람들과 그 자손의 복잡한 혼혈이라는 게 연구진 결과인 셈이다. ‘중앙아시아 쪽에서 동쪽으로 대륙을 건너온 북방계와 남쪽에서 온 중국계 남방계가 혼합해 한국인이 형성됐다’는 기존 학설과도 배치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 교수는 “한국인은 생물학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수만년 동안 동아시아에서 확장·이동·혼혈을 거쳐 진화한 혼합 민족”이라며 “사회적으로는 단일민족이라는 통념보다는 중국을 비롯한 다양한 아시아의 많은 인족과 밀접하게 엉켜있는 친족체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사 ‘게놈 생물학과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 최신호(5월28일) 온라인판에 실렸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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