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충남 태안군 해변에서 발견된 소형 보트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대공 용의점이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포착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의 대남 침투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해변에서 발견된 6인승 보트에는 원거리 항해에 필요한 항해·통신장비는 없었고, 일본산 레저용 엔진이 탑재돼 있었다. 보트 안에서 중국산으로 보이는 물품과 옷가지, 구명조끼, 먹다 남은 음료수와 빵 등이 발견된 것도 중국인 밀입국 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이 바다를 통한 대남침투에 사용해온 주요 수단은 잠수함과 반(半)잠수정이다. 이 가운데 반잠수정은 일반 보트와 비슷한 형태지만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성능을 지녔다. 수심 20∼30m의 얕은 바다에서 은밀하고 빠르게 침투가 가능하다. 또 유사시 수면 아래로 잠수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탐지가 쉽지 않다. 5∼6명의 승조원과 공작원이 탑승하며, 수면 부상시 시속 70~80㎞로 내달릴 수 있다.
공해상에서 북한 공작모선(母船)은 주로 달이 뜨지 않는 무월광 시기에 싣고 온 반잠수정을 해안으로 침투시켰다. 1970~90년대에는 주로 이런 방식으로 훈련된 공작원들을 남쪽에 침투시키거나, 북으로 데리고 갔다. 자체 무장을 하거나 전투력을 갖추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1995년 10월 충남 부여에서 생포된 간첩 김동식은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반잠수정을 타고 제주도 성산포 온평리로 침투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당시 어민이 반잠수정 출현을 해경과 육상경찰에 신고했지만 묵살당해 파장이 일었다.
98년 12월에는 여수 돌산도 앞바다에서 침투하던 북한 반잠수정이 해군에 의해 격침돼 인양되기도 했다. 격침된 반잠수정은 길이 8.7m에 무게가 5t 정도였다.
이후 북한은 신형 반잠수정 개발에 나섰다. 군 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은 대동-B급으로 길이 17m, 폭 4m, 높이 2.2m이다. 이 배는 스텔스 기능을 더욱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파탐지도 안된다. 선체 좌우에 어뢰 2발까지 장착했다. 속도는 시속 90 ㎞. 승조원을 포함 6∼8명이 탑승 가능하다.
레이더상에서 반잠수정의 모습은 새떼가 무리지어 이동하는 모습과 흡사해 확인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국군 정보사령부는 어민들을 모아놓고 주기적으로 북한 반잠수정 식별법을 교육하기도 했다.
현재 경찰과 군은 보트에 탑승했던 인물들을 쫓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합동조사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대공 용의점은 낮다”면서 “보트가 낮시간대 접안했고 폐쇄회로(CC) TV에도 낮에 찍혔다. 야간 경계를 담당하는 군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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