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항철도 콜센터에 같은 시간대, 특정 상담사를 찾는 전화가 재차 걸려왔다. 이 민원인은 유실물을 찾아달라는 등의 거짓말로 상담사에게 “목소리가 예쁘다”, “근무일이 언제냐” 같은 불쾌함을 일으키는 언어폭력을 행사했다.
16일 공항철도에 따르면 2019년 한해 접수된 고객의 소리 건수는 악성민원 등을 포함해 총 4만8560건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고객의 부당한 요구와 과격한 말로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현장에서는 폭행, 욕설 등의 위협을 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 지난해 8월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역무원이 도움을 제안했을 때 옆에 있던 보호자인 듯한 여성은 고성을 지르며 위협했다. 해당 여성은 이날에만 역무실을 네 차례 방문해 입에 담기 힘든 말들과 함께 난동을 부렸다. 그러면서 노인이 지하철로 귀가하기 힘드니 교통비를 달라고 했다.
이에 공항철도는 서비스 접점에서 대면업무를 수행 중인 역무원과 콜센터 직원의 인권 보호 등을 위해 ‘감정노동자 권리보호 매뉴얼’을 제작했다. 직원들이 고객의 부당한 권리행사에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물리·정신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을 미연에 방지토록 한 취지다.
매뉴얼에는 △감정노동자 보호 절차 △악성민원 사례별 대처법 △직무 스트레스 예방법 △자가감정 관리법 등 실제로 적용하기 쉬운 사례 중심의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됐다. 동시에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는 행위 등은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 대응키로 했다.
김한영 사장은 “감정노동자들 역시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며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공항철도는 직원들의 근로환경 개선에 더해 고객과 동행하는 고객중심 경영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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