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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 길 막힌 강원도 ‘공짜 감자’ 소식에 사람들 우르르…오전에 동나

입력 : 2020-04-14 14:06:41 수정 : 2020-04-14 14: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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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 감자 농가 납품 길 막히자 무료로 나눠줘
13일 오후 강원 춘천시 우두동에서 시민들이 한 농가가 내놓은 감자를 주워가고 있다. 연합뉴스

 

농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학교, 식당 등에 납품하지 못하고 방치된 감자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풍년이 들어 기뻐해야 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감자 농가를 덮친 것이다.

 

지난 13일 오후 춘천시 우두동 길가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감자를 가져가기 위해 인근 주민들이 큰 봉투를 들고 몰려들었다. 어림잡아도 1t이 넘는 많은 양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동났다.

 

주민들은 감자 더미 사이로 상품성 있는 감자를 서둘러 골라 담았지만 값을 치르지는 않았다. 농가가 처리 곤란한 저장감자를 주민들에게 공짜로 나눠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원지역 감자 농가는 대풍을 맞았다. 태풍 피해나 병충해 없이 잘 자란 감자는 양이 너무 많아 저온 창고 꼭대기까지 쌓여 오래 묵게 됐고 창고를 오래 돌릴수록 농가 적자는 쌓여갔다.

 

이에 강원도는 강원감자 특판행사를 벌여 농가 어려움을 덜었지만 헐값이 된 감자는 일부는 썩어 못쓰게 됐고 상태가 괜찮은 감자는 주민들이 무료로 가져갔다.

 

최문순 도지사가 나서 감자를 홍보해 단 2주 새 도내 감자 재고 2000여t이 소진됐지만 모든 농가가 혜택을 받지는 못했다. 농민은 자식처럼 키운 감자를 땅에 쏟을 수밖에 없었다.

 

한 주민은 “여기 감자를 쏟아놓고 떠난 농민의 심정이 얼마나 참담했을지 짐작이 간다”고 말하면서도 바쁜 손길로 감자를 담았다.

 

김남진 농협 강원지역본부 연합사업단장은 “감자 농가에 선급금을 약간 지원하는 기존 정책을 넘어서 계약재배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을 도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농민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농사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춘천지역 소식을 전하는 소셜미디어(SNS)에는 지난 밤 많은 주민이 몰려 어둠 속에서 감자를 주워가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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