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스트(KAIST) 바이오·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0.74㎜ 두께의 곤충 눈 구조 카메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3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이 카메라는 2018년 개발한 ‘제노스 페키’(Xenos peckii)라는 곤충의 눈을 모사해 만든 카메라 기술을 한층 더 발전시킨 것으로, 모바일기기· 군사용 드론 등 감시 및 정찰 장비, 인체 삽입형 의료영상 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초소형 카메라에 적용이 기대된다.
제노스 페키는 말벌에 기생하는 곤충으로, 수백 또는 수천 개의 빛 감각기(낱눈) 각각에 개별 영상이 맺히는 독특한 겹눈을 갖고 있어 넓은 광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렌즈와 렌즈 사이의 빛을 차단하는 색소 세포가 존재해 영상들 간의 간섭을 막는다. 이러한 구조는 렌즈들 사이에 빛이 겹치는 광학 크로스토크를 막아 높은 대비율과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이러한 광 차단 구조를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공정으로 매우 얇게 제작해 렌즈 사이의 광학 크로스토크를 효율적으로 차단했다. 또 카메라 두께를 기존 2㎜에서 10원 짜리 동전의 절반 정도 두께(0.74㎜)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곡면으로 된 구조도 평면화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정 교수는 “실질적으로 상용화 가능한 초박형 카메라를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영상획득이 필요한 장치에 통합돼 장치 소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기수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빛 : 과학과 응용’ 지난달 27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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