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7년 3월26일 잉글랜드 왕국과 스코틀랜드 왕국이 합방하여 생겨난 그레이트브리튼 연합왕국은 무척 단단한 왕국처럼 보였다. 그 합방으로 영국 본섬 전체를 지배하게 된 이 왕국은 당시 제국주의의 선두에 서 있었다. 크지도 않은 섬나라가 방대한 식민지를 거느려서 차돌 같은 인상을 준 것이다.
그런 이미지는 영국이 식민지를 거의 잃고 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영국은 여전히 유럽대륙의 지도적 국가의 위치를 잃지 않아서다.
그러나 새 밀레니엄에 접어들자 스코틀랜드에서 독립운동이 꿈틀거리면서 그런 이미지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는 2014년에 부결됐으나 영국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탈퇴하자 스코틀랜드의 독립바람이 다시 부는가 하면, 한동안 잠잠했던 북아일랜드에서도 독립운동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보면 영국은 단단한 것과는 거리가 먼 이질적인 민족들의 한집살림이다. 그 주민들은 대륙의 여러 곳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건너와 문화도 종교도 다른 이질적인 민족으로 발전해 온 것이다.
월드컵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및 북아일랜드 팀이 따로 나가는 것도 그런 것이다.
대륙에서 고대에 건너온 켈트족이 주류를 이루는 스코트족과 5~6 세기에 건너온 게르만계의 앵글로족과 색슨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잉글랜드는 어차피 브리텐 섬에서 원수 같은 이웃일 수밖에 없었다.
1000여년 동안 피비린내를 풍기던 그 두 왕국이 드디어 대영제국의 기치 아래 결합해 세계무대를 누비면서 그런 갈등은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대영제국이 아닌 영국이 EU로부터도 탈퇴하자 EU 잔류가 유리한 영국 북부가 스코틀랜드의 기억을 되살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13~14세기 스코틀랜드 독립전쟁에서 산화한 영웅 윌리엄 월레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브레이브하트’가 새로이 감동을 주고 있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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