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역사를 바꾼 치명적 말실수/이경채/나무옆의자/1만4000원
“‘한고조 유방이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다.’ 이 말은 곧 정도전이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하기 위해서 태조 이성계를 이용했다는 뜻이었다.”
‘조선의 역사를 바꾼 치명적 말실수’에서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격동의 시기에 새 왕조 조선의 설계자였던 정도전(1342∼1398)은 무심코 흘린 말로 설화를 입어 자신이 꿈꾸던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졌다고 설명한다.
정도전뿐 아니라 말을 직선으로 하거나 함부로 하다가 죽임을 당한 태종의 처남 민무구 4형제, 기개가 하늘을 찔렀으나 지나친 패기 때문에 문제였던 남이 장군, 갑질 언행의 표본 신숙주의 아들 신정 등 조선시대 리더들의 설화 스캔들 24장면을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로 만날 수 있다. 역사 속 인물들의 말실수 잔혹사라 할 수 있다.
책은 역사 속 인물을 통해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불행한 운명은 바로 자신의 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교훈을 남긴다. 말을 함부로 하다가 설화에 휘말리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 말실수만 줄여도 인생의 절반은 성공이라는 말도 나오는 이유이다.
박태해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