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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생산·유통·배급까지 통제하는 정부… 원가 못 맞춘 업체는 생산 중단

입력 : 2020-03-06 11:47:13 수정 : 2020-03-06 11: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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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경 조달청장(오른쪽)이 6일 마스크 공적 물량 유통기업 ''지오영'' 인천물류센터를 방문해 마스크 유통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품귀현상을 빚는 마스크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생산을 비롯해 유통, 배급까지 전담하기로 하면서 마스크 매입가격 등을 일원화하고 공급물량을 통제하며 시장경제 기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치과용 마스크 업체는 “조달청에서 생산원가의 50% 정도만 인정해주겠다는 통보와 함께 일일 생산량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정부는 지난 5일 ‘마스크 수급 안정화대책’을 발표하며 마스크 생산업체의 공적 의무공급 물량을 현행 50%에서 80%로 확대했다. 생산 업체가 10% 이내에서 가능했던 마스크 수출을 전면금지했고 생산, 유통, 분배 전 과정을 정부가 관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마스크 생산량의 80%에 달하는 공적 물량은 조달청이 일괄적으로 맡게 됐다. 공급망도 약국, 우체국, 농협 등으로 일원화됐다. 조달청은 수의계약 형식으로 마스크를 900~1000원대에 매입해 최대 1500원을 넘기지 않고 판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부 마스크 업체는 기존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한 마스크 업체는 일률적인 마스크 원가 책정의 고통을 토로하며 생산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치과용 마스크를 공급하던 이덴트의 마스크 생산중단 공지문. 홈페이지 캡처

치과에 마스크를 공급하던 이덴트는 지난 5일 호소문을 올려 “서울 홍제동에서 한 대의 기계를 돌리면서 한국 근로자 3명을 고용해 생산단가가 중국산과 비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에는 생산원가 50%정도만 인정해주겠다는 통보와 약 일일 생산량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이덴트는 하루 생산량 200통(1만장)에서 240통(1만4400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원을 1명 더 충원했고 매일 2시간 연장근로와 주말 연장근무로 인해 각종 수당지급 등 상황이 있었지만 마스크 값을 1원도 안 올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마스크 제조업체 전부에 일관된 지침을 적용해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의료기관(치과)에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것조차 불법이라는 지침 변경으로 공급이 불가하게 됐다”고 생산 중단을 공지했다.

 

이덴트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부가 마스크 생산업체의 생산량을 관리하기 시작할 당시부터 대한치과의사협회장 등을 만나 관련한 고충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과 관계자들도 갑작스런 이덴트의 생산 중단 소식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치과 관계자 관련 커뮤니티 등에는 “구매 페이지 안 들어가지는데 이제 구할 수 없는 것이냐”, “마스크 안 나온다고 하니 심란하다”, “가격이 안 오르던 마스크 업체였는데 아쉽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생산업체와 충분한 협의에 따라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마스크 계약은) 조달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생산 원가를 충분히 보상해 준다’가 기본 원칙”이라면서도 “일부 아주 고가품에 대해서는 아직 어떻게 그걸 조치할지 그건 개별 기업하고 조달청하고 협상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마스크 매입가격) 일정한 범위를 두고 조정하는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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