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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게의 단단한 껍데기마저 녹아…“태평양이 산성화되고 있다” 논문 발표

입력 : 2020-01-29 09:00:00 수정 : 2020-01-28 17: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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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양연구소, 논문에서 “태평양의 낮아진 산도가 어린 게 껍데기 녹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부두 탱크를 가득 채운 ‘식용 게(Dungeness crabs)’.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태평양의 급격한 ‘해양 산성화(acidic)’가 게의 단단한 껍데기까지 녹이는 치명타를 안기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남부캘리포니아 해양연구소(SCCWRP)는 태평양 전역의 낮아진 산도(pH)가 연안에 서식하는 ‘식용 게(Dungeness Crab)’의 껍데기 일부를 녹여 감각기관까지 손상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해양 산성화는 바다가 대기로부터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해수의 산도가 낮아질 때 발생한다. 이때 바다는 녹조 현상의 원인이 되는 과잉 영양분을 생산하고, 해수의 염도와 온도를 높인다. 문제는 바닷물의 산성화로 갑각류나 산호류의 단단한 껍데기와 외피를 형성하는 탄산칼슘이 감소한다는 거다.

 

연구진은 산성화된 바닷물에 어린 게의 껍데기가 녹으면서, 포식자를 저지하거나 부력을 조절하는 기능도 망가졌다고 밝혔다. 또 껍데기가 녹고 있다는 징후를 보이는 게들은 다른 게보다 크기가 작았다는 점에서 성장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했다. 아울러 껍데기 바깥에 붙어 주변 환경을 탐색하는 데 쓰이는 털 모양 신체기관이 손상된 현상도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해양 산성화로 껍데기 등이 손상된 게는 이동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물에서 헤엄치거나 먹이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연구진은 해양 산성화 자체는 예견된 현상이나, 이토록 빠르게 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수석 과학자 리처드 필리는 “이러한 현상이 이번 세기말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빠른 산성화 속도를 걱정했다.

 

연구진은 게가 미국 북서부 연안의 주요 수입원이어서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향후 바다에서 벌어질 현상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 연구를 이끈 니나 베드나시크는 “만약 게들이 이미 영향을 받았다면, 더 늦기 전에 먹이 사슬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NOAA는 대기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 즉 전체 탄소 발자국을 줄여 산성화를 막는 방법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NOAA의 지원을 받은 연구결과는 이번 달 발간된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학술지에 실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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