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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수술' 변희수 하사, 얼굴 공개 “소속 부대는 지지·응원해줬다”

입력 : 2020-01-22 19:26:34 수정 : 2020-01-22 22: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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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강제 전역조치에 '눈물의 기자회견' 열어 복무 희망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육군 부사관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서 눈물을 흘리며 군의 강제 전역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성전환 수술을 한 현역 군인이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며 용기있는 발언으로 22일 일약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부사관이 군의 강제 전역조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간 군인권센터에서 고발됐던 각종 이슈사건들에 대해서 제보자들은 대부분 익명처리됐지만 변 하사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며 입장을 밝혔다.

 

이날 변 하사는 우선 “저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나라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이 되는 것이 소원이었다. 교육을 받고 부사관학교에서 힘들고 고된 훈련과정을 거친 뒤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결국 부사관으로 임관할 수 있게 됐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꿈을 이루어내는 그 과정이 늘 즐겁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라며 “줄곧 마음 깊이 가지고 있었던 성정체성에 대한 혼란한 마음을 줄곧 억누르고 또 억누르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힘들었던 고등학교 시절 남성들과의 기숙생활 또한 이겨넘기고 가혹하였던 부사관학교 양성과정도 또 실무부대에서의 초임 하사 영내대기 또한 이겨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그에 비례하면서 제 마음 또한 무너져내렸고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젠더 디스포리아노로 인한 우울증 증세가 공무를 계속하는 동안 하루하루 심각해지기 시작했으며 너무 간절한 꿈이었음에도 이대로라면 더 이상 군 복무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라며 그간 마음 고생을 털어놓았다.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군의 전역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변 하사는 기자회견 동안 울먹이기도 했지만 담대한 자세로 말을 이어나갔다.

 

변 하사는 “저는 계속 억눌러왔던 마음을 인정하고 성별 정정 과정을 거치겠노라 마음을 먹었다. 소속 부대에 저의 정체성에 대해서 밝히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막상 밝히고 보니 마음은 후련했다. 저의 소속 부대에서도 제 얘기를 듣고 현역부적합심의를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저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했다”라며 소속부대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가 계속 복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저는 용사들과 같이 취침하며 동고동락하며 지내왔고 또한 그 생활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며 “이런 경험을 군에서 살려 적재적소에 저를 배치한다면 시너지효과 또한 충분히 기대해 볼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인권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군에서 저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제가 그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다”라며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제게 그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통일”이라며 소속부대 경례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끝마쳤다.

 

앞서 변 하사는 지난해 말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소속부대로 복귀했다. 이후 변 하사는 계속 여군으로 복무를 희망했지만 육군은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변 하사의 전역을 결정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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