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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김명수, 2년4개월 만의 ‘서열 역전’ 눈길

입력 : 2020-01-20 17:13:03 수정 : 2020-01-20 17: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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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정세균 국회의장이 김명수 대법원장보다 서열 높아 / 당시 임명동의안 반대하는 야당 설득해 대법원장 공백 막아

우리나라 국가 의전서열상 국회의장은 대통령 바로 다음의 2위,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이 각각 3위 및 4위, 그리고 국무총리가 5위다. 국회의장은 대법원장보다 높지만 국무총리는 대법원장보다 아래다.

 

20일 환담을 나누는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정세균 국무총리. 서로 마주볼 수 있도록 동등한 자리 배치를 했다. 뉴스1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서열 역전’의 광경이 연출됐다. 2016∼2018년 국회의장(2위)을 지내며 김명수 대법원장(3위)보다 우위였던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젠 순위가 5위로 ‘낮아져’ 자신보다 두 단계나 ‘높아진’ 김 대법원장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간 것이다.

 

이날 오후 정 총리는 대법원 11층 대접견실에서 김 대법원장을 예방하고 환담을 했다. 김 대법원장은 “총리께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며 덕담을 건넸고, 정 총리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가벼운 인사말을 나눈 뒤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2017년 6월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왼쪽)이 이낙연 국무총리와 환담하는 모습. 의전서열상 높은 대법원장이 총리보다 상석에 앉아 있다. 대법원 제공

사실 이날 대법원장과 국무총리의 만남은 자리 배치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통상 의전서열에서 앞서는 대법원장이 상석에 앉아 국무총리보다 ‘높은’ 인물이란 점을 강조하는 형태로 자리 배치가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전 총리가 2017년 6월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을 예방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대법원장과 정 총리는 공개석상에서 외견상 ‘대등한’ 자리에 앉았다. 상석이 따로 없는 것처럼 보이게 두 사람이 마주 대할 수 있는 형태로 좌석을 배치했다.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만나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오른쪽)과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김 대법원장과 정 총리의 개인적 인연이 이런 자리 배치에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문 대통령이 우리법연구회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김 대법원장을 사법부 수장 후보로 지명했을 때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코드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자칫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 지연으로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때 국회의장이던 정 총리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당시 정 의장은 예정돼 있던 카자흐스탄 등 해외출장 일정까지 미뤄가며 여야 대표들을 설득,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이 이뤄지도록 했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에 “대법원장 공백 상황만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한다”는 글까지 올려 야당들을 설득했다.

 

당시 정 의장의 물심양면 노력 끝에 가까스로 여야 합의가 이뤄져 김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험난한 국회 인준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의장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김 대법원장이 정 총리를 최대한 깍듯이 대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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