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시작된 호주 남동부 산불이 인명과 재산뿐만 아니라 호주의 생태계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미국 CNBC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학 생태학자들은 이번 산불로 포유류, 새, 파충류 등 약 4억8000만 마리, 또는 그 이상의 야생동물이 희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움직임이 느린 코알라의 피해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당국은 이번 산불로 호주에 서식하는 코알라 중 약 30%가 죽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호주에서 매년 11억~25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발생시키는 코알라는 산불 이전에도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이 가운데 코알라와 함께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캥거루가 타죽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서핑 선수 켈리 슬레이터(Kelly Slater)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호주 산불로 희생된 어린 캥거루 시체 사진을 올렸다.
슬레이터는 “이 사진이 호주 산불에 대한 두려움을 요약할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어머니는 소방관이었지만 내가 가장 무서워했던 것 중 하나는 화재였다”며 “이번 재난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 사람과 동물이 모두 안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드니대 연구진은 산불이 동식물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잘 알려진 종들만 위험에 처한 게 아니다. 곤충들도 불에 매우 민감하다”며 “우리 생태계의 수분이나 영양분 순환은 이 곤충들에 많은 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켈리 슬레이터 인스타그램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