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호텔이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글로벌 호텔 기업 도약을 앞당기고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하나금융투자와 공동으로 미국계 사모펀드 '스톡 브릿지'(Stock Bridge)로부터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는 럭셔리 호텔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인수액은 1억7500만 달러(약 2040억원)다. 롯데호텔이 리뉴얼을 거쳐 내년 6월부터 '롯데호텔시애틀'(LOTTE HOTEL Seattle) 간판을 걸고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국내 토종 호텔 브랜드가 금융기관과 전면적으로 협력해 이뤄낸 국내 최초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유명 글로벌 호텔 그룹들이 사용하는 호텔 경영 위탁 계약 방식을 채택했다. 직접 매입보다 부담이 적은 자산 경량화(Asset-Light) 전략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앞으로 롯데호텔의 해외 진출 확대 가능성을 키운 대목이다.
롯데호텔시애틀은 시애틀 5번가에 있는 44층 규모 '마크 빌딩' 1~16층에 자리한다. 지난해 '호텔 앳 더 마크'라는 이름으로 완공했으나 운영하지는 않았다. 스위트 31실 포함 총 189실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 디자인계 전설'로 통하는 프랑스 출신 스타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책임졌다.
미팅룸, 연회장 등으로 활용될 3층 규모 교회는 미국 최초 예배당을 개조했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건물이다. 무려 4000개 넘는 파이프 오르간 장식,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보자르'(Beaux-Arts, 아카데믹 고전주의) 스타일의 격조 있는 공간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각종 이벤트 수요가 기대된다.
실제 롯데호텔시애틀은 입지 조건이 좋다. 타코마 국제공항에서 거리가 약 20㎞(차량 15분)에 불과하다. 다운타운과 인근 지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스타벅스 등 '포브스 500대 기업' 본사, 애플, 디즈니, HP 등 세계적인 기업의 오피스 등이 포진했다.
이는 롯데호텔이 글로벌 호텔 브랜드로서 뛰어난 홍보 효과를 누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롯데호텔은 지난 2015년 롯데 뉴욕 팰리스'(LOTTE New York Palace) 인수에 이어 미국 북서부 최대 도시 시애틀에 진출하며, 유수의 글로벌 호텔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로 올라섰다"며 "앞으로 더욱더 공격적으로 외연을 확장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호텔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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