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 웬디(본명 손승완)가 지난 25일 SBS ‘2019 가요대전’ 리허설 도중 무대 리프트 장치 아래로 추락해 골반과 손목 골절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SBS의 부실한 무대 안전장치 및 뒤늦은 형식적인 사과에 팬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웬디의 추락사고를 직접 목격했다는 스태프가 당시 상황을 디스패치에 밝혔다.
온라인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26일 웬디의 리허설 참여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스태프와 가진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스태프에 따르면 웬디는 전날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가요대전 일정에 따라 오전 11시 1차 리허설을 진행했으며, 무대에 올라 디즈니 영화 ‘알라딘’의 OST인 ‘스피치리스’(Speechless)로 음향 테스트를 했다.

사고는 추가 리허설에서 터졌는데, 웬디는 대본대로 2층 터널에 올라갔고 이후 계단 형식의 리프트로 내려갈 준비를 했다. 그러나 리프트가 올라오지 않는 바람에 무대 아래로 떨어졌다. 이 터널은 어두운 데다 마킹 테이프도 붙어 있지 않았다고 디스패치 측은 전했다.
이 스태프는 당시 상황에 대해 디스패치에 “2층 터널이 어둡고 비좁았다”며 ”리프트(계단)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상태에서 웬디가 리허설을 한 것”이라며 ”해당 위치에 마킹 테이프만 있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웬디는 사고 직후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향했으며, 레드벨벳은 결국 생방송 본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 단 본 방송에선 사전 녹화했던 신곡 ‘사이코’(Psycho)의 영상이 방영됐다.

이 스태프는 SBS 측이 사고 후 리허설에서도 2층 터널을 그대로 이용했다고 혀를 찼다.
그는 “웬디 사고 후에도 여러 그룹이 2층 터널에 올라갔다”라며 “현장에 소식이 퍼진 이후라 다들 불안에 떨며 공연을 진행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전날 웬디는 가요대전 생방송에서 레드벨벳의 본 공연과 타 걸그룹 멤버와의 콜라보 무대, 개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레드벨벳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웬디는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검사를 받았으며, 얼굴 부위 부상 및 오른쪽 골반과 손목 골절이라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SBS 측은 이날 “레드벨벳이 가요대전 생방송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어 팬 여러분 및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레드벨벳 웬디의 빠른 쾌유를 바라며, 향후 출연진 안전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뒤늦게 사과 입장을 냈다.

SBS 측의 사과문에 대해 팬들의 공분은 더해졌다. 웬디의 부상 이후에도 현장에서 부실하게 대처한 데다 사과도 형식적이라는 게 이들 팬의 비판이다. 리프트를 안전장치가 미비한 채 관리한 데 대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방탄소년단(BTS)과 트와이스, 가수 청하(본명 김찬미) 등이 이용했을 당시 리프트 안전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며 “방탄소년단은 리프트 장치의 오작동으로 문제의 리프트 없이 등장하도록 무대 동선을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가요대전 당시 전국 각지에서 레드벨벳을 보기 위해 모여든 400여명의 팬들이 있었다고 한다.
웬디의 부상으로 레드벨벳이 본방에 불참하자 SBS 측은 이를 이유로 선택권 없는 팬들을 해산시켰으며, 공석으로 생방송을 진행했다는 후기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팬들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레드벨벳 갤러리에 SBS를 규탄하는 성명문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SBS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내부 논의 중에 있다”고 만 답한 상황이다.

한편 SM 측은 이날 향후 레드벨벳의 활동에 대해 “웬디를 제외한 멤버 4명은 KBS ‘가요대축제’와 MBC ‘가요대전’에 출연해 예정된 콜래버레이션 무대와 MC 등 개별 무대만 참여한다”며 “레드벨벳으로서 무대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걸그룹 레드벨벳은 지난 23일 리패키지 앨범 ‘더 리브 페스티벌 피날레’(The ReVe Festival Finale)을 발표했고, 타이틀곡 ‘사이코’를 중심으로 활동할 예정이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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