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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추격자’→‘개척자’로 가속 페달

입력 : 2019-09-23 19:53:51 수정 : 2019-09-23 22: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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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업체와 SW전문 합작사 설립 천문학적 투자 / 2022년까지 플랫폼 개발 완료 / 운전자 개입 필요없는 4·5단계 / ‘궁극의 자율주행차’ 출시 계획 /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SW(소프트웨어) 전문 합작사 설립에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통 크게 ‘베팅’하면서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이동 서비스) 솔루션업체로 변신하겠다”(정의선 수석부회장)는 선언적 문구를 행동으로 옮겼다. 20억달러는 해외에 연간 생산 30만대 규모의 공장 2개를 건설하고도 남을 천문학적 금액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친환경차와 함께 미래차 시장을 양분할 자율주행 영역에서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소전기차(FCEV), 배터리전기차(BEV) 등 친환경 전동화(electrification)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현대차그룹이 이제 SW 분야에서도 중요한 퍼즐 조각을 채우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현대차그룹과 미국 앱티브가 체결한 합작법인(JV) 설립은 ‘정공법’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IT(정보기술) 업체가 주도하는 합종연횡은 단순 협업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보지 못한 길’을 헤쳐가야 하는 공통된 처지에서 제휴 등 방식은 ‘여차하면 발을 뺄 수 있는’ 안전한 협력 방식이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합작사 설립으로 운명을 거는 베팅을 함에 따라 업계엔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신설 합작사는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 4, 5(미국자동차공학회·SAE) 수준인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개척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앱티브의 연구거점 외에 추가로 국내에도 연구거점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기술력이 국내로 확산할 계기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기업으로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에서 업계 최고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부품사 델파이에서 분사한 업체로, 자동차 부품 순위로는 20위 권이지만 자율주행 기술력에서는 3, 4위의 최상위권이다.

 

현대차그룹의 합작사 설립은 ‘SW를 단순 공급받을 경우 솔루션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방형 OS(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는 자체적인 플랫폼을 가공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앱티브가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면서도 아직 글로벌 완성차와 손잡은 곳이 없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은 최상의 파트너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투자는 관련 준비를 본격화한 2017년 말 이후 30건에 이른다. 크게는 △수소연료전지전기차(수소전기차)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배터리 및 라스트마일 △공유경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나뉜다. 현대모비스도 울산 전기차 핵심부품 공장 신축, 중국 ‘딥글린트’(영상인식) 지분투자 등 굵직한 투자 6건을 내놨다.

 

글로벌 업체 간 합종연횡은 치열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엔 중국 ‘바이두’가 중국 대표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인 ‘BYD’, 미국 ‘포드차’와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플랫폼인 ‘아폴로 3.0’을 개선하고, 3년 내에 자율주행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아폴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만 바이두가 100번째다. 중국 완성차 업체 ‘소콘’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손잡고 스마트카 등을 연구하기로 했다. ‘광저우차’는 IT기업 ‘텐센트’ 등과 협력, 전기차 1만대를 투입해 연내 5개 도시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지분 인수를 검토,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 중인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앞서 독일 폴크스바겐은 미국 포드차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 투자액만 3조원에 이른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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