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는 짜장면이 그저 중국음식인 줄 알았습니다. 중국집에서 파는 음식이니 당연히 중국인들이 먹는 음식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때는 짜장면을 매일 먹을 수 있는 중국 사람들이 참 부럽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 알게 됐습니다. 짜장면은 원래 중국음식이 아니라 한국에 살던 화교들이 한국식으로 만든 음식이란 걸.”

21일 인천시가 발간한 ‘차이나 인천’을 보면, 박남춘 시장은 이런 말을 서두에 적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짜장면에 대해 화교들이 생업을 지키려 만들어낸 고뇌의 산물이자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음식이라고 정의했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다방면을 소개하고 있는 이번 책에서 ‘맛으로 느끼는 차이나’ 분야에 따르면, 자춘권은 간략히 중국식 달걀말이다. 중국 사람들은 봄이 찾아오면 춘권을 만들어 먹는다. 봄나물과 봄채소 혹은 견과류 등을 접시에 담아 밀가루 전병에 싸 먹는데서 유래한다. 이같은 토속적인 가정식 음식을 요리화한 게 바로 자춘권이라고 설명한다.

오향장육은 돼지고기 사태살에 팔각, 정향, 회향, 계피, 통후추 등의 다섯 가지 향신료를 넣고 오랫동안 삶아서 만든다. 이때 돼지 껍데기를 오랫동안 조린 피동을 곁들여 내놓는다. 중국 쑤저우 지역의 요리로 중국 북송 때부터 시작해 500년이 넘는 깊은 유서를 지닌다. 주로 고급연회나 잔치, 명절 등 특별한 날에 먹었다고 한다.

짬뽕하면 떠오르는 건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다. 각종 해물과 채소가 들어가 매운맛을 더욱 살린다. 원형은 중국 산둥성 초마면에서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 음식이 일본의 화교들에 의해 하얀 국물의 나가사키짬뽕으로 변형됐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빨간 짬뽕으로 변신했다. 백짬뽕은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중국냉면은 원래 산둥지방 사람들이 즐기던 건반면에서 출발했다. 건반면은 마른 면에 국물을 적셔 된장 등의 소스를 넣고 비벼 먹는 비빔국수 일종이다. 가죽나물, 갑오징어, 달걀지단, 새우, 해파리 등 각종 재료가 들어가는 중국냉면은 찬 육수에 국수를 넣는다. 여기에 고소하고 새콤달콤한 땅콩버터 소스가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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