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만 해도 KBO리그는 홈런 경연장 같았다. 역대 최초로 40홈런 이상 때린 선수가 5명이나 됐고 30홈런으로도 홈런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1년 만에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낮추면서 리그 전체 홈런이 지난해 대비 40%가량 급감했다. 이 정도까지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수치다.
홈런왕 레이스도 완전히 달라졌다. 7일 현재 정규리그 전체 일정의 72.5%를 마친 KBO리그의 홈런 선두인 제이미 로맥(34·SK)이 담장 밖으로 넘긴 공은 23개에 불과하다. 2위인 최정(32·SK)이 22개이고 제리 샌즈(21개)와 박병호(20개·이상 키움)까지 20홈런을 넘긴 선수가 단 4명뿐이다. 산술적으로 로맥의 올 시즌 홈런 수는 31개, 최정이 30개로 이대로 간다면 올해 30홈런 이상 타자가 2명밖에 없을 전망이다. 또한 2012년 박병호의 31홈런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로 홈런왕에 등극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KBO와 정반대 상황이다. 어마어마한 ‘홈런 시대’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MLB에서 7월까지 4478개의 홈런이 터져 이 페이스라면 이번 시즌 6712개의 홈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시즌 홈런 5585개에 비해 20% 급등한 수치로 2017시즌 기록된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 6105개보다도 600여개가 많은 신기록이 써질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MLB 홈런왕 경쟁구도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선두인 크리스티안 옐리치(28·밀워키 브루어스)가 39개로 전체이자 내셔널리그 선두를 내달리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 트라우트(28·LA 에인절스)가 38홈런을 날려 아메리칸리그 1위에 올라있다. 코디 벨린저(24·LA 다저스)와 신인 피트 알론소(24)가 나란히 37개로 내셔널리그 공동 2위다. 이들 모두 시즌 50홈런 이상을 바라보고 있어 2001년 이후 18년 만에 빅리그에서 한 시즌 4명의 50홈런 타자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01년은 배리 본즈가 73개, 새미 소사와 루이스 곤잘레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각각 64개, 57개, 52개를 기록했지만 당시가 금지약물의 시대였다는 점에서 올해 홈런 페이스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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