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취임 첫 검찰 인사에서 23기가 전진 배치되고 27기가 중용됐다. 동기들 사이에서 ‘형님 리더십’을 발휘했던 윤 총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특히 특수·기획수사 역량이 뛰어난 인사들이 요직을 꿰차면서 기업수사 강화는 물론 금융계를 감시하는 검찰의 눈이 예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배성범 광주지검장은 ‘특수통’으로 꼽힌다. 배 지검장은 부산지검 특수부장과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 등을 거쳐 국내 최대 규모의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이끌게 됐다. 배 지검장은 2012~2013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파견돼 금융 관련 업무를 쌓아 회계에 대한 이해의 폭도 깊다. 서울중앙지검이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등 기업의 회계비리 범죄에 대한 수사가 한층 치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통’으로 꼽히는 강남일(23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윤 총장의 직속 참모 역할을 할 대검 차장에 임명돼 검찰수장을 보좌한다. 경남 사천 출신인 강 실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1·2부장 등을 거쳤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박근혜 전 대통령 조카사위 사건 등 굵직한 금융관련 사건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력이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차장이 PK출신인 점에 대해 ‘내년 총선을 앞둔 여권의 지역 안배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이성윤(23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임명됐다. 이 부장은 경희대 법대를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후배로 노무현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27기 중에 2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대검반부패강력부장 자리는 한동훈(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몫으로 돌아갔다. 한 차장은 윤 총장과 최순실게이트를 함께 수사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기소한 검사다. 한 차장을 검찰의 특수수사 책임자로 승진 발령 낸 것은 검찰이 적폐청산 수사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원석(27기) 서울고검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장은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이 부장은 검경수사권조정안의 묘수를 찾아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노정연(25기) 서울서부지검 차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여성 검사장 승진자다. 조희진(19기) 전 서울동부지검장, 이영주(22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여성 검사장이 된 노 차장은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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