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듀크대학의 1학년이었지만 미국프로농구(NBA)의 신인드래프트의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자이언 윌리엄슨(19·미국)은 지난 2월 뜻밖의 부상을 당했다.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대학과의 중요한 일전에서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자신이 신고 있던 운동화가 터닝 동작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밑창이 완전히 찢어지면서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친 것이다. 윌리엄슨은 결국 이 부상으로 경기에서 빠졌고 듀크대는 경기에 졌다. 무엇보다 이날 윌리엄슨이 신고 있던 신발은 최고 브랜드로 꼽히는 나이키였다. 최고 유망주가 신은 신발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이는 국제적인 화제가 됐다.
그리고 윌리엄슨은 2019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예상대로 전체 1순위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 지명됐다. 그러자 바로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 그가 어떤 브랜드와 농구화 후원계약을 맺느냐로 모였다. 나이키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윌리엄슨을 붙잡아야 했고 경쟁업체들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윌리엄슨을 잡는다면 선두주자 나이키에 대한 압박을 가할 기회였다. 그래서 농구화 브랜드들의 윌리엄슨 영입전은 불꽃을 튀었고 결국 그의 몸값은 엄청나게 치솟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승자가 나타났다. 윌리엄슨은 지난 25일 결국 나이키와 역대 최대 규모의 농구화 계약을 맺었다. 나이키는 “자사 조던 브랜드의 새로운 패밀리로 윌리엄슨을 영입했다”며 “윌리엄슨은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대표하는 50여명의 유명 선수들과 함께 조던 브랜드 패밀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발표했다.
나이키는 이번 계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미국 신문 USA투데이는 “5년간 7500만달러(약 885억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이는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가진 종전 신인 농구화 계약 기록을 뛰어넘는 액수”라고 전했다. 제임스는 신인 시절 연 1200만달러 안팎에 농구화 계약을 맺었고, 그다음 높은 금액을 받았던 선수는 900만달러의 케빈 듀랜트(브루클린)였다. 반면 윌리엄슨은 연 1500만달러(약 177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ESPN은 “윌리엄슨은 나이키 이외의 다른 여러 브랜드로부터 연 1000만달러 이상의 조건을 제시받았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슨은 나이키를 통해 “조던 브랜드 가족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마이클 조던은 오랜 시간 우러러봤던 특별한 운동선수인 만큼 이번 여정에 동참하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윌리엄슨으로서는 한 번의 부상이 전화위복이 돼 자신에게 거액을 안겨주게 된 셈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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