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오상욱(23·성남시청)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꽃미남 검객’으로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2015년 ‘사브르 최초 고등학생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처음 단 뒤 2017년 12월 헝가리 죄르 월드컵, 멕시코 칸쿤 국제그랑프리 정상에 오르는 등을 통해 한국 남자 사브르를 10년 이상 이끌어갈 특급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당시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세계 최강자 중 한명인 구본길(30·국민체육진흥공단과 ‘꽃미남 대결’을 벌였고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이 아쉬움이 성장의 자양분이 됐을까. 이후 오상욱은 명실상부한 정상급 검객으로 각성해 지난 2월 이집트 카이로 그랑프리 우승, 부다페스트 월드컵 준우승,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 등의 상승세로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르며 마침내 세계 최강 검객이 됐다. 그는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9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안드라스 사트마리(헝가리)를 15-12로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16강전에서 루이지 사멜레(이탈리아)를 15-8, 8강전에서 콘스탄틴 로카노프(러시아)를 15-8로 완파한 오상욱은 루카 쿠라톨리(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에서 15-11로 승리하며 결승까지 순항했다. 이후 결승에서는 초반 4-8까지 뒤지며 수세에 몰리기도 했지만, 13-12로 역전에 성공한 뒤 여세를 몰아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김정환(36·국민체육진흥공단)에 이어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를 배출하며 남자 사브르 최강국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을 불과 1년여 앞두고 차세대 유망주인 오상욱이 마침내 세계 1위에 올라 내년 올림픽 금메달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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