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로켓/핫토리 히로키/민점호/베틀북/1만1000원
“화장실 로켓을 타고 우주로 갈 거예요. 먼저 방귀 버튼을 꾹 눌러 뿌웅! 5, 4, 3, 2, 1. 우주를 향해 응가 발사!”
아이에게는 기저귀를 떼고 변기에 앉는 일조차 엄청난 도전이다. 배변훈련은 발달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에게 이는 참으로 낯설고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아이의 천진난만하고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에서는 화장실 변기도 로켓으로 변신한다. 방귀 버튼을 누르면 응가 로켓은 하늘을 뚫고 저 먼 우주로 날아간다. 내려가는 변기 물은 블랙홀 속에서 소용돌이친다. 화장실에 가는 평범한 일상은 우주여행 같은 특별하고 신나는 경험이 된다.
그림책 ‘화장실 로켓’의 책 한쪽은 현실의 장면, 또 다른 한쪽은 상상의 세계로 그려져 있다. 아이가 현실과 상상을 비교해 가며 볼 수 있게 만든 책이다. 주인공이 화장실을 향하며 짓는 비장한 표정과 로켓 발사를 위해 온몸을 부르르 떨며 힘을 주는 모습, 배변 후 변기 로켓을 타고 해맑은 표정으로 우주를 날아가는 모습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이 책은 배변에 대한 긴장이나 두려움의 이미지를 도전과 성취, 즐거움으로 그려냈다. 특히 배변훈련을 시작한 만 2∼3세의 아이들에게 배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배변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기에 앉아 배변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도 변기에 앉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다.
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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