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제43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역대급 검찰총장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놓을 수 있을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인사청문회 때 위증 했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 경우 적어도 대통령 믿음면에선 '역대급'에 들게 된다. 또 윤 후보자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말을 이어간다면 '역대급 강골총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 역대급 검찰총장 중 으뜸은 11대 신직수...36세 최연소· 유일한 군법무관출신· 최장기 재임· 법무부 장관, 중앙정보부장 모두 역임
초대 권승렬 검찰총장(1948년 10월 31일~1949년 6월 5일)부터 현 문무일 검찰총장까지 42명의 검찰수장 중 가장 화려한 기록을 남긴 이는 11대 신직수(사진) 총장이다.
그가 남긴 기록을 보면 △ 역대 최연소 검찰총장(만 36세 8개월 16일 취임) △ 최장기 재임(1963년 12월 7일~1971년 6월 3일까지 7년 6개월가량) △ 군법무관 출신 유일한 검찰총장 △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중앙정보부장 모두 역임(20대 서동권 검찰총장은 안기부장만 역임) 등이다.
신 전 총장이 역대급 검찰총장 중에서도 가장 역대급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5사단장 시절에 법무참모로 인연을 맺은 덕분이다.

◆ 5대 민복기...판사출신 검찰총장, 檢총장 뒤 대법원 판사→ 대법원장
5대 민복기 검찰총장(1955년 9월 30일~1956년 7월 5일)도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검찰과 사법부 양쪽에서 모두 최고 자리에 올랐다.
일제시절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인 그는 해방후 법무부 차관 등을 거쳐 1955년 9월 검찰총장에 올랐다. 이어 대법원 판사, 법무부 장관을 거쳐 1968년 제5대 대법원장에 취임, 6대 대법원장까지 만 10년 2개월간 사법부 수장으로 있었다.
민 전 대법원장은 검찰총장을 한 뒤 대법원판사, 그리고 대법원장에 오른 유일한 인물이다. (2대 김익진 검찰총장, 4대 한격만 총장은 대법원 판사를 지낸 뒤 검찰총장이 된 사례다)

◆ 28대 김태정 첫 호남연고 검찰총장...이후 문무일까지 4명 배출
28대 김태정 검찰총장(1997년 8월 7일~1999년 5월 24일· 위 사진 왼쪽)은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호남연고 법조인으로 분류된다. 평소 그를 눈여겨 봐왔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8월 7일 그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며 정부수립 49년 만에 첫 호남출신 검찰수장을 탄생시켰다.
그의 뒤를 이어 30대 신승남, 34대 김종빈, 42대 문무일(오른쪽)이 호남출신 검찰총장으로 이름을 남겼다.

◆ 대통령 아들 잡아넣은 27대 김기수· 31대 이명재, 노무현 최측근 안희정 구속한 33대 송광수
27대 김기수 총장(1995년 9월 16일~1997년 8월 6일· 왼쪽)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구속시켰다. 31대 이명재 총장(2002년 1월17일~2002년 11월 5일· 가운데)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2남 홍업씨, 3남 홍걸씨를 모두 구속하는 강심장을 보였다.
33대 송광수 총장(2003년 4월 3일~2005년 4월 2일· 오른쪽)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팔과도 같았던 정권실세 안희정과 이광재를 수사해 사법처리했다. 이때 수사 실무 책임자였던 안대희 중수부장은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 검찰 과거사 첫 사과한 42대 문무일, 환갑넘어 임명된 40대 김진태
현 문무일 총장(2017년 7월 24일~)은 취임 직후 2017년 8월 8일 검찰 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검찰이 잘못 처리한 사건들인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약촌오거리 사건 등에 대해 사과했다.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검찰이 다뤘던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문 총장은 이후 박종철 열사 부친을 찾아 엎드렸고 지난달 "국민 기본권 보호 책무를 소홀히 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40대 김진태 총장(2013년 12월2일~2015년 12월1일· 사진)은 취임당시 나이가 만 61세 4개월 17일로 역대 3번째 고령 검찰총장이자 1958년 3월 만62세 나이로 취임한 7대 박승준 총장이후 55년 만에 환갑이 넘은 검찰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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